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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통을 넘어
세계 속으로

윤주성_해운대암소갈비 대표


“해운대암소갈비는 단순히 고깃집이 아닙니다. 

세대를 이어 가족의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자, 한국의 맛과 철학을 전 세계에 알리는 출발점입니다.”


갈비 하나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집 반열에 오른 해운대암소갈비. 창업주 윤석호 선생의 손자 윤주성 대표는 이제 그 전통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가족의 추억이 깃든 공간을 지키며, 맛과 철학을 잇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고객의 땀방울과 함께한 기억 

1964년 해운대에서 문을 연 해운대암소갈비는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켜왔다. 윤 대표는 할아버지 윤석호 선생 시절 기억에 남는 일화로 1990년대 중반, 국내 재벌 그룹 회장 일가가 더운 여름날 에어컨 없이 숯불 앞에서 땀을 흘리며 식사를 마치고 거액의 팁을 주고 간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그때, 단순한 식사를 넘어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맛’이 가진 힘을 실감했다고 한다.

“해운대암소갈비 하면 어느덧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왔던 어린이가 자기 손자의 손을 잡고 오는 가게가 되었어요. 또 TV 방송이나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서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맛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랜 세월을 버텨낼 수 있었던 비결은 맛과 철학이다. 윤 대표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때부터 항상 들어왔던 말이 ‘음식 갖고 장난치지 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극적인 맛보다는 정직하고 자연스러운 맛을 추구하며, 원산지 속임이나 오래된 재료를 쓰는 일 없이 지역 시장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지켜왔습니다.”

해운대 시장에서 직접 짜낸 참기름과 120년 전통의 간장을 고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료에 대한 정성과 철학이 이 집의 변치 않는 뿌리다.


해운대암소갈비의 상징, 철판과 감자사리 

지금은 전국적으로 퍼진 철판 감자사리 갈비 방식도 이 집이 원조다. 초기에는 양념갈비 육수가 숯불에 떨어져 연기와 먼지가 많이 발생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특수 제작한 철판이 도입됐다. 고기 육수를 활용해 감자사리를 끓이는 방식은 지금까지도 해운대암소갈비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또 하나의 상징은 ‘다이아몬드 커팅’입니다. 질긴 갈비살의 섬유질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창업주이신 저희 할아버지가 직접 개발하셨지요. 지금은 많은 업장에서 사용하지만, 본래는 해운대암소갈비의 독창적 기술이었습니다.”

오랜 전통만큼 유명 인사들의 방문도 많았다. 정치인 김종필 전 총재는 골프 후 이곳을 즐겨 찾았고, 식사 후 즉석에서 서예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2018년, 윤 대표는 뉴욕에 ‘윤해운대갈비’를 열며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믿음으로, 전통 소주와 한식을 그대로 담은 메뉴를 선보였다. 소주 칵테일부터 전통 반상까지, 현지화보다 진정성을 택한 결과는 뉴욕타임스 선정 10대 레스토랑이라는 쾌거였다.

“많은 분들이 해외에 진출하면 종종 현지인의 입맛을 고려해 맛을 바꾸려고 해요. 하지만 저희는 오히려 가장 한국적인 맛과 서비스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죠. 그렇게 한국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려 했던 것이 현지 손님들에게도 인정받은 비결이 아닌가 합니다.”

그는 세계 주요 도시마다 ‘윤해운대갈비’ 하나씩을 입점시켜 세계에 한국의 맛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 신세계백화점에도 입점했지만, 윤 대표는 “해운대암소갈비는 부산 해운대에서만 운영할 것”이라며 확장보다 상징성과 희소성 유지를 강조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몇 해 전에는 위생 논란과 수입 식자재 사용 관련 허위 정보로 인해 가게가 피해를 본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사실과 다른 소문에 휘둘리지 않고 덤덤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본점의 리뉴얼 공사는 오히려 공간을 새롭게 정비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2024년 7월, 해운대 본점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쳤다. 과거 기와집 분위기를 아쉬워하는 손님도 많지만, 윤 대표는 “이제 40년을 더 바라보는 공간이 필요했다”며 미래 지향적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장소성이 곧 브랜드의 정체성이라 믿는 그는, 가족 모임과 추억이 깃들 공간으로서의 가치에 중점을 두었다.

“내부 건물은 중정을 가운데 두고 ‘ㄷ’자 한옥 형태를 유지해 ‘새로운 과거’의 느낌을 주려 했다면, 외벽에는 코르텐 강판을 둘러 ‘오래된 미래’의 독특한 미감을 전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공간에서 최고의 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저희 가게를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각별한 추억을 안겨줄 것입니다.”

최근에는 창업주 윤석호 선생의 생가를 보존해 카페 겸 아카이브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웨이팅 손님들이 편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이자, 가족의 기억을 담은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나아가 이 공간은 외국인 손님들에게 한국의 전통 가옥과 정취를 소개하는 창으로도 기능하게 될 것이다.



정직함이 만든 브랜드

“아끼는 게 버는 거다”는 아버지의 철학은 지금도 윤 대표의 마음에 깊이 남아 있다. 근검절약 정신은 3대째 내려온 가풍이라 할 수 있다. 

부산은행과의 인연도 특별하다. 해운대암소갈비 창업 초기부터 거래해온 은행으로, 가까운 거리만큼이나 깊은 신뢰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2대 윤성원 회장은 재정적으로 상담할 일이 있을 때나, 최근 본사 리모델링을 하며 재원이 부족했을 때도 부산은행의 조언과 도움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에 가면 직원들이 항상 웃는 얼굴로 맞아주고 정성 어린 상담을 해주셔서 재테크에 관해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아울러 그는 ‘항상 은행을 가까이 하고 은행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최고의 자산관리 비법이라고 덧붙였다.

윤주성 대표는 앞서 말했듯 ‘윤해운대갈비’라는 브랜드를 장차 전 세계 5개 도시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음식과 정신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점이 하나만 있으면 점으로만 남지만 두 개면 선이 되고 세 개가 되는 순간부터 그래프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걸쳐 이어온 해운대암소갈비와 뉴욕, 서울 강남까지 포함해서 지금까지 그래프를 이뤄냈고 이제부터는 세계 5개 도시에 총 5개 레스토랑을 오픈해서 상승곡선을 계속 그려 나가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좌) 윤주성 대표 (우) 해운대금융센터 홍지영 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