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과거사 왜곡, 중국의 동북공정 및 문화 침탈 등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빠짐없이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성신여대 교수이자 한국홍보활동가인 서경덕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 전 세계에 올바른 한국 정보를 널리 알리기 위해 1년 365일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한국 홍보는 전략적으로 치밀하게지난 2005년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독도에 관해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했다. 전 국민이 함께 분노했고 그 소식은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서경덕 교수에게도 전해졌다. 일개 작은 지자체의 조례이지만 “이건 선을 넘는 반칙 행위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저 분노만 표출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것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는 그저 독도가 한일간 영토 분쟁지역이라는 인식만 심어주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입니다.’라는 문구를 대문짝 만하게 실은 뉴욕 타임스 광고였다.“일본의 잘못된 행태를 세계인들에게 널리, 제대로 알려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인들이 가장 주목하고 신뢰하는 언론매체가 무엇일까. 그러다가 역시 뉴욕타임스밖에 없겠다고 생각한 거죠. 민간 차원에서 사비를 털어 진행한 광고였기 때문에 국내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습니다.”이 사건을 계기로 서경덕 교수는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세계에 알리는 한국홍보전문가로 활동하게 됐다. 독도뿐 아니라 동해 표기, 일본군 위안부, 욱일기 등 여러 가지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세계 유수 언론에 광고를 게재하거나 한식, 한복, 한글 등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세계김치연구소 글로벌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중국이 김치의 원조가 자기네들 파오차이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몇 년 전부터 해오지 않았습니까. 저는 중국의 이러한 김치공정을 역이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국의 파오차이와 우리의 김치의 차이점, 김치의 정확한 발음 등에 대한 동영상을 지금 제작 중입니다.”이를 통해 오히려 우리 김치의 우수성과 정통성을 세계인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것이 서 교수의 생각이다. 이처럼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한국을 홍보를 해왔기 때문에 그가 무슨 발언을 할 때마다 그 발언에 무게가 실리고 세계적으로도 그 파급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경제력에 걸맞는 소프트파워 가져야 독도 광고 이전에 서경덕 교수가 ‘나라 사랑’에 눈을 뜬 계기가 있었다. 대학 시절 유럽 배낭여행을 갔을 때였다. 그 당시 이미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 많은 수출을 하는 경제대국이었는데도 그에 걸맞는 소프트파워를 갖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럽인들이 한국에 대해 잘 몰랐다.“전 누가 봐도 토종 한국인처럼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현지인들은 저를 보고 계속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 물어보고 한국을 아예 떠올리지 못하더군요. 한국인이라고 가르쳐주면 그 다음 질문은 ‘북쪽이냐, 남쪽이냐’였어요. 경제적으로만 잘산다고 해서 다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죠.”외신에서도 북한의 핵개발이나 도발 등에 관한 뉴스만 많았던 시절이었으니, 한국 하면 ‘남북이 서로 대치하는 나라’라는 인식만 있었던 것. 지금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세계 곳곳에 케이팝 팬들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그동안 정말 눈부시게 높아진 것이다. 서경덕 교수 같은 이들의 노력과 헌신이 이런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했다.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갈 길은 멀다. 지난 7월 5일에는 미국의 인기 팝 밴드인 마룬파이브가 세계 투어를 앞두고 홈페이지에 욱일기 문양을 내걸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 교수는 바로 욱일기 삭제를 요청하는 항의 메일을 보냈고 관련 내용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여 함께 항의했고 결국 이틀 만에 해당 밴드는 욱일기를 내렸다. 서 교수는 공식 사과가 없어서 아쉽지만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는 데는 좋은 선례가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미래지향적 관계 위해선 과거사 해결이 먼저우리 입장에서는 그의 활동이 너무나도 고맙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런 그의 활동을 마땅치 않게 여기는 세력들도 많다. 특히 일본 우익들은 그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그에게 협박 이메일을 보내는 것은 예사가 됐다.“그런 이메일을 보면 제목부터 ‘Kill you(너를 죽이겠다)’가 들어가요. 또 한번은 욱일기 사진에 우리 딸 얼굴을 합성해서 보내면서 ‘네 딸도 조심해라’며 협박하더군요. 저한테 그러는 건 상관없는데 제 가족까지 건드리는 인간 이하의 짓을 하는 걸 보면 마음이 좋지 않죠.“반면, 그가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들을 보고 과거 역사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게 됐다며 고마워하는 외국인들의 메시지도 종종 받는다. 그럴 때마다 그는 큰 보람을 느끼며, 한국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시정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히게 된다고.“한×중×일이 함께 미래지향적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정립해야 합니다. 문제가 있는데 이걸 덮어두고 무조건 잘 지내자고만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그러한 차원에서 서경덕 교수는 자신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독도 상공에서 초대형 드론 쇼 펼칠 계획그는 일반 국민들도 한국을 알리는 활동을 누구나 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해외에 여행 가서 매너 있게 행동하는 것도 한국 홍보 활동입니다. 예전에 한번 해외에서 어느 뷔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는데 거기에 “음식을 싸가지고 가지 마세요.”라는 한글 안내문이 적혀 있더라고요. ‘그런 행동을 하는 한국인이 얼마나 많았으면’하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리더라고요.” 해외에서 매너 있는 행동을 하면 한국에 대한 인식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다. 이에 더해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그는 또한 한국 홍보 활동에 많은 지원과 참여를 해주었던 유명인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가수 김장훈, 방송인 서경석, 배우 송혜교 등이 물심양면으로 그의 캠페인에 동참해주었다. 지난 2020년에는 배우 송혜교와 함께 미국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에 관람객들이 무료로 볼 수 있는 한국어 안내서를 기증하기도 했다.올해에도 연말까지 다양한 활동 계획으로 그의 달력은 꽉 차 있다. 그 중에서도 독도 상공에서 펼쳐질 초대형 드론 쇼는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캠페인이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IT기술과 문화 콘텐츠를 활용함으로써 독도를 세계인에게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그는 김치, 비빔밥, 한글 등이 전 세계인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정도로 우리나라가 진정한 문화강대국으로 우뚝 서게 되는 날이 오길 간절히 염원한다. 부디 그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국민들이 함께 응원하고 동참하길 바란다. 발문)“한×중×일이 미래지향적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정립해야 합니다. 덮어두고 무조건 잘 지내자고만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무형문화재 충북 제12호 박재환 사진 제공_문의문화재단지 옹기전수관 ‘무형문화재 박재환’이라는 낙관은 우수한 옹기의 보증수표와 같다. 200년의 전통의 숨 쉬는 그릇 옹기를 만들고 있는 박재환 옹기장. 우리의 삶과 가장 친숙한 옹기에서 장인의 손길을 만나본다. 흙으로만 빚어지는 전통 그릇2012년 충청타임즈에는 한국교원대 한 교수가 장인의 옹기 제작 과정에 대해 한 말이 기사화됐다. “내가 전국 60여 곳을 돌며 여러 장인들을 만나 현지 조사를 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신빙성 있는 말을 들었다.” 옹기 제작 과정에 담긴 장인 정신에 감탄하는 말이다.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에서 검출되는 환경호르몬과 미세플라스틱은 사람의 건강뿐 아니라 자연환경까지 파괴하고 있다. 우리 삶과 문화와 함께한 옹기는 편리성과 휴대성이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어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는 우리 민족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숨 쉬는 그릇이다. 또한 항아리, 뚝배기, 접시, 다기, 약탕기, 등잔 등 우리 생활에서 여전히 실용적으로 사용되는 그릇이다. 옹기의 특성은 흙으로 빚어져 큰 입자 사이로 공기가 쉽게 드나들어 통기성이 우수하고, 열과 잔 물질을 빨아들여 온도유지는 물론, 정수 효과도 지니고 있다. 목초를 태운 재와 약토를 섞은 유약을 발라 구우면, 방부성을 띠게 되어 보리나 쌀이 다음해까지 썩지 않는다. 이런 옹기는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하고, 깨지더라도 자연 그대로의 천연 재료만 사용하였기 때문에 화학물질 없이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 환원성이 뛰어나다. 선조의 지혜를 그대로 담아내는 옹기_전통 방식으로 옹기를 빚고 있는 박재환 장인옹기장이 박재환의 옹기그릇에는 오랜 세월 물려받은 유구한 전통 기술이 담겨있다. 물레를 이용하여 도려낸 바닥 바깥의 흙을 위로 쌓아 올리는 타렴질로 흙을 계속 쌓아 올린다. 옹기의 형태를 잡았으면, 옹기 윗부분을 마름하는 전잡기를 시작한다. 우선 물가죽을 이용하여 옹기의 입구를 곧게 정리한 후 옹기의 전체 모양을 잡는다. 옹기면을 다듬고 넓히는 수레질과 근개질로 형태를 균형 있게 잡아준다. 장인의 옹기는 유약을 바른 후 손으로 무늬를 넣어주고 낙관을 찍는다. 유약이 가마 안에서 녹아 스며들면 반들반들해지며 코팅 역할을 해 방수가 된다. 건조된 옹기가 가마로 옮겨지고 구울 때가 가장 중요하다. 경사진 언덕에 지어진 가마는 경사도 자체가 굴뚝의 역할을 하며 서서히 자연스럽게 열이 올라가도록 만들어졌다. 유약이 발리지 않은 것을 질그릇, 유약을 바른 그릇을 오지그릇이라 하는데 각각 가마에서 구워지는 온도가 다르다. 질그릇은 600~800℃, 오지그릇은 1,100~1,250℃ 사이에서 구워진다. 불을 땔 때는 일주일간 주야로 피운다. 피움불로 가마와 옹기 속 습기를 제거하고 옹기가 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서서히 피워나가며, 중불에서 본격적으로 온도를 높이고, 큰불에서 용기에 칠한 잿물이 잘 녹도록 1,250℃까지 불을 올린다. 창불 단계에서는 가마를 입구부터 막고 순간적 고열을 이용해 옹기를 익힌다. 이 모든 단계가 끝나면 가마의 불이 꺼지고, 급격한 온도차로 그릇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일간 서서히 식힌다. 식힌 가마를 열어도 뜨끈한 열기가 남아있어 예전에는 동네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찜질하며 그날을 만끽했다. _가마 온도를 조절하는 박재환 장인7대조로 내려오는 가업_건조한 옹기를 굽기 위해 가마 안에 쌓는 모습 박재환 장인의 6대조인 박예진은 ‘사회도덕을 문란하게 하고 아버지와 어머니도 없는 무군무부(無君無父) 사상인 천주교를 신봉한다’는 이유로 문중에서 퇴출당한 뒤 봉산마을로 피해왔다. 조선말 천주교인들은 마을과 나라의 박해를 피해 벽지에서 화전(산에 불을 질러 일군 밭) 농사나 양잠(누에치기), 옹기점 등을 하며 생계를 이었다. 장인의 집안은 대대손손 옹기점을 하며 신앙을 지켜왔다. 전문가들은 이곳 가마터가 200년 전쯤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장인은 생계를 위해 11살 때부터 독 짓는 일에 뛰어들어 옹기 빚는 기술을 연마했다. 더 나은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국의 옹기 기술자를 찾아 10여 년의 기술 연마 후 온갖 어려운 상황을 견디며 2003년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12호 옹기장으로 선정됐다. 2007년에는 국정홍보처 공익 CF ‘우리의 내일은 식지 않습니다’에 출연해 IMF 외환위기로부터 10년 동안 식지 않는 열정을 ‘뚝배기’로 표현했고, 2010년에는 울산 세계옹기문화엑스포 광고 모델로도 활약했다. 점촌마을 옹기가마에서 불을 지펴 엑스포 성화 불로 옮기는 모습이 전 세계에 방영되기도 했다. 2009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무형문화재 작품전에 똥장군 두 점을 출품해 큰 관심을 받은 박재환 장인의 옹기 기술. 지금은 쓸모 없어진 똥장군은 전통의 지혜가 고스란히 깃들어있다. 전통적으로 농경 사회를 살아갔던 우리 조상들에게 화학비료가 없던 과거에는 인분을 비료화하여 농작물에 주었다. 사람에게는 쓸모없지만 농작물에는 꼭 필요했던 물체로,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그대로 담아내는 대표적인 옹기가 똥장군이다. 보존 가치에 힘써야 할 때전통 기술과 함께 양질의 옹기를 빚기 위한 필수조건은 바로 좋은 가마다. 전문가들은 200년 넘게 사용되었던 장인의 가마를 그대로 보존해 이 가마로 전통 옹기 제작 기술을 후대에 전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셔널트러스트는 2014년 봉산리 가마를 보존 대상으로 선정했다. 200년 넘게 맥을 이어온 전통 가마로, 규모가 크고 다양한 형태로 보존돼 있어 한국 가마의 변천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초창기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온 천주교인들이 교우촌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역사 문화적으로 중요한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충북도가 1조 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에 포함된 가마터 주변으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2017년 굴삭기를 동원해 주변 시설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가마 일부분을 무참히 훼손시키고 말았다. 전수자인 셋째 아들 박성일 씨는 장인과 함께 역사 문화적 가치를 담은 가마 보존 노력을 진행 중이다. 흙을 만지며 고온의 가마 곁에서 전통 그대로 빚어 만든 그릇 옹기. 옹기에 담아 먹는 건강한 음식이 비결인지, 2017년 EBS1 <장수의 비결>은 ‘200년 가업의 6대 옹기장 박재환’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건강 비결과 일상을 다루었다. 훗날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되고자 항상 장기기증 서약서를 소중하게 지니고 다닌다는 그. 뜨거운 고온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옹기가 나중에 어떤 불순물도 없이 자연으로 환원되는 것처럼, 인생 마지막까지 열정적으로 살다가 옹기처럼 미련 없이, 흠결 없이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그의 바람이 평온하게 이어지길 바란다.
글. 최원형 생태환경 작가, 서울시 에너지정책위원회 시민협력분과 위원 ‘에너지의 날’은 에너지의 중요성 및 화석연료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한 문제 인식을 높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8월 22일로 제정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가가 오르며 에너지 이슈는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폭염으로 추락하는 새 콘센트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요? 가끔 지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대체로 벽과 복잡한 전선이 있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콘센트 너머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게 있지요. 전기를 날라주는 송전탑이 있고 송전탑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피해를 입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눈물이 있어요.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폐기물과 오염 문제가 있고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있지요. 조금 더 멀리 보면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먹을 게 없어 굶주린 채 쓰레기통을 뒤지는 북극곰이 있고, 기온이 올라 눈 대신 비가 내리면서 온통 진흙 범벅이 된 펭귄이 있습니다. 이젠 하늘을 날아가던 새가 떨어지는 풍경이 추가될 것 같습니다. _45℃의 폭염을 기록하고 있는 스페인 그라나다 올여름 인도의 하늘을 날던 새가 떨어졌어요. 스페인 세비야와 코르도바에서는 부화한 지 얼마 안 된 어린 칼새들이 거리 곳곳에 떨어졌고요. 새들이 맥없이 떨어진 원인은 모두 ‘폭염’이었습니다. 인도는 아직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 3월부터 기온이 오르면서 섭씨 50도가 넘는 폭염이 닥쳤습니다. 견딜 수 없는 폭염에 새들이 탈진해서 떨어졌던 거죠. 칼새는 주로 건물 지붕 아래나 외벽, 첨탑 등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쳐요. 스페인에선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건물이 달궈지면서 건물 안에 있는 새 둥지까지 달아올랐어요. 날개가 채 돋지 못한 새끼 새들이 오븐처럼 뜨거워진 둥지를 견디지 못하고 벗어나려다 떨어져 죽었고 새 사체가 거리 곳곳에서 발견되었던 겁니다. 칼새의 습성이 초래한 비극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랜 시간 그 지역에서 칼새를 관찰해온 이들에 따르면 여름이 한 달가량 빨라지면서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진다고 해요. 스페인의 칼새 소식은 기후 시스템이 뒤죽박죽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보여주는 끔찍한 사례입니다. 뜨거운 비극의 서막 올여름 유럽은 폭염으로 공항 활주로가 녹아내리고 철로에 불이 붙는 등 기후재난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습니다. 유럽 폭염의 비극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해 7, 8월 유럽은 1540년 이후 가장 더운 여름이었어요. 최대 7만 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고 유럽 전역에 걸친 가뭄으로 농업뿐만 아니라 수력발전에도 큰 타격을 주었어요. 폭염이 재난으로 간주되지 않을 정도로 유럽의 여름이 대체로 선선했던 탓에 희생이 컸다고 해요. 북미대륙도 폭염에서 비껴갈 수 없었어요. 그해 8월 14일 오후 뉴욕과 뉴저지, 캐나다의 온타리오와 퀘백에 이르는 동부 지역은 최악의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거든요. 3일 동안 계속된 정전으로 5,500만 명이 정전 피해를 봤고 지하철을 포함 뉴욕주 북부를 잇는 통근 열차도 중단되면서 대중교통이 거의 마비됐어요. 택시 요금이 폭등했고 휘발유 가격 역시 급등하며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정전으로 신호등이 고장 나 도로가 아수라장이 되었고 어둠을 밝히려 켜놓은 촛불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야기되었지요. 휴대전화 가입자 대부분이 정상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통신도 거의 마비 상태였고 약탈을 막기 위해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는 바람에 생필품을 구하기도 어려웠다고 해요. 2003년 우리나라는 어땠을까요? 같은 해 8월 22일은 역대 최대 전력 소비량을 기록한 날입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냉방기 가동률도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대정전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에 경각심을 갖고 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한 시민단체에서 이날을 기념해 ‘에너지의 날’을 만들었습니다. _전력 부족으로 문을 닫은 미국의 상점 그리고 8년 뒤 지역의 전기를 순차적으로 차단하는 순환 정전이 벌어집니다. 한창 야구 경기가 벌어지던 경기장 조명이 갑자기 꺼져 경기가 중단되었고요.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히고 은행 업무가 중단되었으며 대학 수시모집 원서 처리가 안 돼 접수 마감일을 하루 연장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전국 곳곳에서 사전 예고 없이 벌어진 정전으로 혼란이 벌어진 날은 2011년 9월 15일이었어요. 가을로 접어드는 9월 중순, 점검과 수리를 하려고 몇몇 발전소 가동을 중단한 상태에서 갑자기 늦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예비전력에 비상이 발생하자 블랙 아웃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려 예고 없이 순환 정전을 단행했던 거지요.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혼란이 발생하는 일은 최근에도 있었습니다. ‘양날의 검’, 전기 작년 2월 미국 텍사스에 한파가 닥쳐 발전소가 얼어붙었어요. 한파가 닥칠 건 알았지만 변동성까지 예측할 순 없었거든요. 이것이 기후 위기의 본질입니다. 발전소가 작동을 멈추자 전력공급이 끊겼고 한파로 기온이 뚝 떨어진 상태에서 전기 공급이 중단되자 난방에 문제가 생겼어요. 물건을 실어 올 자동차가 움직이려면 기름이 필요하지만 주유소도 전기 공급이 중단되었고요.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미국 땅에서 사람들이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가스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장면을 보면서 마치 100년 전 사진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어요. 현재 우리의 과학과 기술은 인류 역사상 최정점에 있지만 전기가 끊기자 모든 일이 다 무용지물이 된 거예요. 전기가 없는 우리 문명이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세워졌는지 여러 재난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이렇듯 기후가 정상 범위를 넘어서는 주요 원인은 과도한 온실 가스 배출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가 발간하는 보고서는 가장 많은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발전소를 만나는 곳은 콘센트이지만 콘센트에서 온실가스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습니다. 인간의 노동력을 덜어주던 가축의 자리가 전기로 완벽하게 대체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전기 소비로 인해 전기가 중단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여름, 장마 기간을 훌쩍 넘겨 54일 동안 비가 내리자 빨래를 말려주는 건조기 판매가 급증했습니다. 당연히 전력 소비도 증가했을 테고요. 봄, 가을이 짧아진 만큼 여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는 일은 이제 상상조차 쉽지 않아요. 그러니 더 큰 용량의 발전소가 또 필요합니다. 이런 삶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까요? _우리나라 화력발전소8월 22일 오후 9시의 별 올해도 일찍 여름이 찾아온 데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전력수요가 증가하자 순환 정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해마다 에너지의 날이면 오후 9시부터 5분 동안 ‘불을 끄고 별을 켜다’ 행사를 전국적으로 진행합니다. 물론 자발적 참여인데요. 2020년 단 5분 소등했더니 45만kWh에 달하는 전력이 절약되었어요. 석탄화력발전기 1기 발전량이었고요. 전기차 1만 2000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에너지 소비는 더욱 거센 기후 재난을 불러오고 그 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동안 인류가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인류 생존은 어쩌면 전기소비와 반비례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에너지 절약이라는 말이 사라진 시대입니다. 가전제품을 1등급으로 바꾸어도 용량이 커진다면 과연 에너지 소비는 줄어든 걸까요? 삶이 단순 소박해지는 길 말고, 소비를 줄이는 길 말고 달리 인류 생존이 지속 가능할 방법이 있던가요?
지구의 이상기온을 되돌리기 위한 작은 실천, 환경을 위한 착한 소비의 한 방법으로 자원의 재순환이 있다. 우리가 소비한 물건들에 가치를 더한 재사용으로 순환이 지속될 수 있도록 중고 물품 기부 및 구매 방법을 알아보자. 지금 필요한 넷 제로(Net Zero)한 벌의 옷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품이 들어갈까? 그린피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개를 만드는 데 32.5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한다. 어린 소나무 11.7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준이다. 직조와 염색, 워싱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은 약 7,000리터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했을 때 5~6일간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다. 만약 계절별로 스타일과 소재가 다른 청바지를 산다고 했을 때 130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 것과 다름없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어린 소나무 48.6그루를 심어야 한다는 뜻이다.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에너지 인프라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만으로도 이미 온난화 1.5℃ 억제는 어렵다고 한다. 이미 이상기후로 세계 곳곳이 자연재해와 기온변화를 겪고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환경 트랜드 용어를 살펴보면 ‘넷 제로’라는 말이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이는 탄소 중립, 탄소 제로(carbon zero)와 비슷한 말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식목일이 공휴일이 아닌 요즘, 당장 나무를 심으러 갈 수 없다면 지금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중고 물품 기부’로 자원 순환과 가치 소비를 실현해보면 어떨까. 환경과 사회에 필요한 가치 판매가지고 있는 물건에 더 나은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새 제품을 구매할 때 에코 생산 기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고 물품을 소비하거나 기부하는 방법을 통해 넷 제로를 실현하며 자원 순환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동네에 하나쯤 보이는 헌 옷 수검함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내가 기부한 물건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즉각적으로 볼 수 있고 또 이웃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다양한 플랫폼 중 나에게 맞는 곳을 골라보면 어떨까.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쓰지 않거나 한두 번 쓰고 놔두었던 물품을 재판매할 수 있고, 나눔을 통해 이웃과 따뜻한 소통을 할 수 있다. 새것 같은, 여전히 사용 가치가 있는 물품을 기증하면 기증 물품으로 수익을 내는 곳이 있다. 아름다운가게, 밀알복지재단에서 만든 기빙플러스, 굿윌코리아, 지파운데이션은 기부에 적합한 물품 종류를 상세히 안내하고 있으며, 기부된 물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기업의 재고품도 기부할 수 있고 연말 정산 시 기부금 영수로 활용할 수 있다. 기부된 물품의 판매수익은 나눔이 필요한 취약계층과 장애인 일자리 창출, 탄소 절감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 <중고 물품 기부 채널>아름다운 가게: 기부한 물품은 전국 아름다운가게 매장에서 판매되며 그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 이웃을 돕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사용된다. 가까운 매장 기부, 택배 기부 신청, 방문 수거 신청 (신청 가능 지역에 한함)이 가능하며 세액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https://www.beautifulstore.org/donation 기빙플러스: 기업의 물품 기부를 통해 이루어지는 ‘탄소 절감’이 곧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초록 행동’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기업참여 ESG 캠페인을 하고 있다. http://www.givingplus.or.kr/esg/ 굿윌코리아: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을 굿윌코리아 보호작업장에 기증하면 장애를 가진 사람과 일자리를 갖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기증 내역은 국세청에 등록하여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증 수량에 따라 방문 수거 신청도 가능하다.http://www.goodwillkorea.com/ 지파운데이션: 기업의 판매, 재고 물품 및 개인 후원 물품으로 아동‧청소년, 미혼모, 독거노인, 위기가정, 기타 취약계층에 지원되며 후원자의 동의를 얻은 물품에 한해 지파운데이션 나눔가게에서 판매되어 수익금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에 사용된다.https://gfound.org/page1_8.php 민팃: 쉽고 편리하게 중고폰을 재활용하고 기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돕는다. 민팃을 통해 누구나 IT분야에 꿈을 가진 아이들을 후원할 수 있다. https://www.mintit.co.kr/introduce/socialValue.do
글. 장한업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바캉스는 ‘비어 있다’라는 뜻의 라틴어 ‘바카레(vacare)’에서 유래됐다. 프랑스인들은 바캉스 기간에 복잡한 일상을 다 떠나 온전히 ‘비어 있는’ 시간을 즐기려고 한다. ‘집 떠나면 고생’인 바캉스가 아니라 ‘진정한 휴식’을 누리는 바캉스를 우리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피로가 쌓이는 바캉스는 이제 그만 우리는 매년 8월 초 바캉스로 전쟁 아닌 전쟁을 치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바캉스를 떠나다 보니 산과 바다로 가는 길은 몸살을 앓지요. 특히 서울과 강릉을 잇는 영동선은 정체는 예사고 주차장으로 변하는 경우도 허다해요. 도로 전쟁이 끝나면 숙소 전쟁이 기다리지요. 요즈음은 인터넷 예약으로 많이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숙소 전쟁은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이 전쟁이 끝나면 해변에서 자리 잡기 전쟁이 시작되지요. 숙소와는 달리 해변은 예약이 불가한 곳이라 이 전쟁은 더욱 치열해요. 돌아오는 날에는 또 한 번의 전쟁을 치르지요. 이런 전쟁들을 치르면 피로가 풀리기는커녕 오히려 쌓인다고 하는 사람도 많아요. 돈은 돈대로 쓰고 고생은 고생대로 했다고 푸념을 하는 것을 보면요. 바캉스의 어원에 충실한 프랑스인들 바캉스는 이것과는 정반대로 ‘휴식’을 의미합니다. 바캉스(vacances)의 어원은 라틴어 바카레(vacare)예요. 이 동사는 ‘비어 있다’라는 의미지요. 이 동사의 현재분사는 바칸스(vacans)이고, 바캉스(vacance)는 16세기에 이 현재분사에서 파생한 말이에요. 당시 이 단어는 법률 용어로서 ‘부족’이나 ‘결핍’을 의미했지만, 17세기에는 ‘학교에 더 이상 가지 않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되었지요. 프랑스인의 바캉스 사랑은 유별납니다. 모든 사람들은 바캉스, 특히 여름 바캉스를 손꼽아 기다려요. 학생들은 두 달 정도, 직장인은 3주나 4주 정도 바캉스를 떠나지요.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긴 시간을 이용해 그간에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머릿속을 비우려고 하지요. 이걸 보면 프랑스인은 ‘비어 있다’라는 바캉스의 어원에 아주 충실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이 기간에는 이메일도 잘 보지 않아요. 이메일을 보내면 대개 ‘저는 8월 00일까지 휴가입니다. 돌아오는 대로 답장 드리겠습니다’ 식의 자동 응답만 돌아와요. ‘빨리빨리’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속 터지는 일이지만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좀 더 여유 있는 바캉스를 꿈꾸다 지금은 코로나 시국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가능한 자제하지요. 이게 바캉스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프랑스인의 74%가 여름 바캉스를 떠날 계획이지만 이 중 56%는 프랑스 내에서 보낼 거라고 하니 말이에요. 국외로 가겠다고 응답한 40%도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비교적 가까운 데로 가려고 한대요. 프랑스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는 해안가예요. 해안가는 풍경이 아름답고 해변도 있어서 조용히 쉬기에 안성맞춤이지요. 해안가로 가려면 자동차는 필수품이지요. 자동차 뒤에 카라반(caravane)이라는 간이 이동식 주택을 달거나 아니면 아예 캠핑카를 빌려 여행하지요. 프랑스인이 여름 바캉스에 쓰는 돈은 한 가구당 2,000유로, 한화로 264만 원 정도입니다. 얼핏 보면 많아 보이지만, 바캉스 기간이 3, 4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그렇게 많은 액수라 할 수도 없어요. 프랑스인은 매달 200유로씩 적립해서라도 여름 바캉스만은 꼭 떠나고 싶어 해요. 그리고 9월이 되면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자기가 다녀온 바캉스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지요. 길어야 1주일, 그것도 전쟁 같은 바캉스로 떠나는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이제 우리도 선진국의 대열에 명실공히 합류했으니 좀 더 여유 있는 바캉스도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바캉스 기간을 좀 더 늘리거나, 떠나는 시기도 1부, 2부 식으로 나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Tip 카라반의 어원은?카라반은 ‘사막 여행자 무리’를 가리키는 페르시아어 카라완(Karwan)에서 파생한 말이에요. 이 단어는 십자군 전쟁 때 유럽으로 들어가 중세 라틴어 카라바나(caravana)가 되었고 이것이 불어로 들어가 카라반(caravane)이 되었고 다시 영어로 들어가 캐러밴(caravan)이 된 거예요. 그러고 보니 이 단어 자체도 참 많은 여행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