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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꿈이
이어지는 곳,
세대를 아우르는
여행의 시간

여행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 그 길 위에 서는 순간, 우리는 일상의 바깥으로 나아가고, 멀어진 거리만큼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특히 가족과 함께라면,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기억이 된다. 아이의 손을 잡고, 부모의 눈동자에 담긴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길. 그 길 위에 세워진, 가족 여행의 세 장면을 살펴보자.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모험과 상상이 현실이 되는 테마파크의 하루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 도착한 순간, 가장 먼저 들려오는 것은 환호다. 해리포터 마을의 기차가 고요한 연기를 내뿜는 사이, 미니언즈가 떠들썩하게 달려나오고, 슈퍼마리오의 벽돌들이 현실 세계에 박혀 있다. 스크린 속에서만 보던 이야기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이곳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동심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법의 공간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구역은 ‘유니버설 원더랜드’. 부드러운 곰 인형을 닮은 캐릭터들이 인사하는 이곳에서는 키 작은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들이 반겨준다. 파크 곳곳에 숨겨진 포토존에서는 엄마, 아빠, 아이가 나란히 웃는 사진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그 사진들은 고이 앨범으로, 액자로, 벽 한쪽을 채우는 추억이 된다.

파크 외곽에 자리 잡은 파크 프론트 호텔은 여행을 더욱 완벽하게 만든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다양한 콘텐츠와 캐릭터로 꾸며진 객실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며, 아이들은 다시 한번 닌텐도 월드를 꿈꾸고, 부모는 조용히 창밖의 야경을 바라본다. 놀이로 채워진 하루의 끝에 남는 것은, 결국 손을 꼭 잡고 웃던 그 순간들이다. 더운 여름이면 거리마다 물을 뿌리는 퍼레이드가 열려 한바탕 물축제가 벌어지고, 겨울엔 온 파크가 불빛으로 뒤덮이며 환상의 세계로 변한다. 계절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매 방문마다 새롭게 다가온다.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

로키산맥의 품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가족의 계절


캐나다 로키산맥 한가운데 자리한 밴프 국립공원은 자연이 만든 거대한 놀이터다. 밴프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거대한 산과 숲, 그리고 끝없이 맑은 하늘. 아이는 탄성을 지르고, 부모는 카메라를 꺼내든다. 도심의 바쁜 일상을 벗어난 가족에게 이곳은 진짜 쉼의 공간이다.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과 빙하 호수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발아래 펼쳐지는 풍경은 어떤 화면보다도 생생하다. 가족은 그 풍경 속에서 사진을 찍고, 침묵하며 자연을 바라본다. 그렇게 밴프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여행이 시작된다. 

호숫가에서는 카약을 타거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루이스 호수와 모레인 호수는 그림처럼 아름다워, 그 앞에 서기만 해도 배경이 된다. 물빛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푸르고, 아이는 물수제비를 뜨며 웃는다. 숲속 캠핑장에서의 저녁도 밴프의 중요한 한 페이지다. 모닥불 옆에서 마시멜로를 구우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평범했던 하루가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공원 곳곳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자연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동물의 흔적을 찾는 트레일이나 식물 관찰 활동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시간이다. 자연은 아이에게,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언어를 가르친다. 

밴프 타운 중심가에는 가족 친화적인 숙소와 식당이 밀집해 있다. 로컬 카페에서 따뜻한 코코아를 나눠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가족들. 소란스럽지 않지만, 정겹고 따뜻한 풍경이 도시와는 다른 여행의 결을 만든다. 자연이 선물한 이 고요한 장소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다. 밴프에서의 여행은 말보다 침묵이 많은 대신,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싱가포르 버드 파라다이스

새들의 낙원에서, 쉼과 호기심이 만나는 여행


마지막으로 싱가포르 북쪽, 만다이 지역의 대표적인 놀이공원으로 가보자. ‘버드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새들이 주인공인 도시 속 낙원이다. 공원 입구를 지나 첫 번째 돔에 들어서는 순간, 익숙하지 않은 새소리가 사방에서 퍼진다.  공중을 가로지르는 앵무새, 느긋하게 걸어 다니는 홍학, 커다란 부리로 나뭇가지를 옮기는 부엉이까지. 아이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어른은 잠시 잊고 있던 자연의 질서를 다시 떠올린다. 총 8개의 돔은 각각 다른 대륙과 기후대를 재현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초원을 닮은 구역에서는 사바나의 새들이 날고, 남아메리카 존에서는 온실 안에 숨겨진 폭포수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단순한 관람에 그치지 않고, 먹이주기 체험이나 라이브 쇼가 이어지며, 새와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동선과 쉼터의 배려다.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도, 유모차를 끄는 엄마도 무리 없이 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길. 곳곳에 위치한 휴식 공간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나눠먹는 아이들과 햇볕 아래 책을 펼치는 가족들이 풍경이 된다. 돔 사이를 잇는 통로마다 식물이 풍성하게 자라 있어, 단순한 동물원이 아닌 하나의 정원처럼 느껴진다.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새들 아래에서 걷는 시간은 마치 자연 다큐의 한 장면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