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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e YOLO,
hello YONO!


글_장은주

사직동금융센터 PB

 

 

욜로는 끝났다. 

이제는 요노의 시대! 당신은 요노족인가?


김 씨의 요노라이프

30대 직장인 김 씨는 욜로족이었다.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을 보니 월급으로는 10년을 넘게 모아도 집 한 채 사기 힘들 것 같고, 보이지 않는 미래보다 지금 현재가 중요했다. 집을 사기 위해 모아둔 돈으로 외제차를 구입하고 골프, 뮤지컬 등 주말마다 다양한 취미를 즐겼다. 1년에 3~4번 해외여행을 다니며 SNS에 인증샷을 올렸고, 김 씨의 삶은 다른 사람에게 부러움이 됐다. 그러나 좀처럼 오르지 않는 월급으로 이러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부담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김 씨는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외제차를 정리하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며, 가끔 자가 운전이 필요할 때는 카셰어링(자동차를 시간 단위로 대여하는 서비스)을 이용한다. 해외여행은 1년에 딱 한 번만 가기로 했다. 간단한 음식은 집에서 만들어 먹기 위해 노력하고, 골프 대신 매일 아침 조깅을 하며 건강을 챙긴다. 

김 씨는 “이대로 쓰다가는 노후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시작했다.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서 조금만 노력해도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아낄 수 있어 절약으로 느끼는 안정감과 만족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욜로(YOLO)’에서 ‘요노(YONO)’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소비 패턴의 변화를 넘어 경제적, 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현상이다. 이제는 요노의 시대! 요노경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욜로족과 요노족      

욜로족(YOLO족)은 “You Only Live Once”, 즉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모토로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며, 삶을 최대한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현재의 자신을 위해 소비하고, 경험하며, 현재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욜로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하였으며, 먼 미래에 대한 희생보다는 소비를 통한 지금의 만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요노족(YONO족)은 “You Only Need One”, 즉 ‘필요한 것은 하나뿐’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소비를 지향하고 그 안에서 자기만족을 찾으며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을 말한다.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치 대신 가성비, 가심비, 더 나아가 실용성까지 따지는 가실비(가격대비 실사용 비율)까지 고려하여 소비하고,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높아 ‘지속 가능한 소비’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 중고거래나 공유경제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필요 이상의 지출을 최대한 줄여 안정적인 자산 구축을 위해 노력한다.




욜로경제가 요노경제를 만났다  

현재의 행복을 한껏 즐기던 욜로족을 뒤로하고 요노족의 시대가 온 데는 서글픈 현실이 존재한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은 ‘보복소비’라 불리는 소비 행태가 많았지만, 고물가, 고금리, 고실업률 등 ‘3고 현상’은 ‘YOLO’를 견인했던 2030세대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 나이가 39세 이하인 2030세대의 지난해 평균 소득은 6,59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났다.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3.6%)의 절반 수준이다.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물가 상승의 현실 속에서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도 가중됐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작년 평균 대출 원리금 상환액(29페이지 표 참고)은 1,671만 원으로 전년 대비 17.6% 늘었고, 특히 20대 가구주의 원리금 상환액은 47.1%나 올랐다.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대출금리, 고용률 저하로 어지간한 부자가 아닌 이상 현재 본인의 경제적 여건이나 급여 수준에 맞는 소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과도한 소비와 불필요한 물건의 소유가 삶의 질을 높여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필수품에 집중하고, 최소한의 물건으로 최대한의 효용을 추구하는 ‘YONO’ 라이프스타일이 각광받게 되었다.

이러한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인 현상도 2030세대의 가치관을 바꿔놓았다. 기후변화와 자원 고갈 등 환경문제에 예민한 젊은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는 요노족의 소비 행태는 ‘친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맞닿아 있다. 재사용과 재활용, 중고거래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은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부분이며, 이러한 소비패턴은 단순함과 필수적인 소비에 집중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간결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통해 자원을 절약하고 경제적 부담도 줄이며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노경제로의 변화는 불안정한 경제상황과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촉발되었지만, 이는 단순한 소비트렌드의 변화를 넘어 경제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달라진 소비개념의 등장으로 기업 또한 제품의 내구성과 다기능성, 친환경성을 강조한 미니멀리즘 제품을 출시하는 등의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중고거래와 공유경제, 재테크플랫폼이 주목받게 되었다.




요노족에게 선택가치를 묻다 

한때 높은 집값과 불안한 미래 속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자 시중에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주식, 가상화폐 등 단기적,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던 욜로족과는 달리 요노족은 불황의 장기화 속에서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 위해 안정적인 상품을 찾고있다. 

‘짠테크(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는 재테크 방식)’, ‘무지출챌린지(기간을 정해 소비를 전혀 하지 않는 도전)’등 높은 물가 속 지출을 관리하여 모은 귀한 자금이기에 저위험상품 또는 ETF, 인덱스펀드, 배당주펀드 등에 분산투자 하는 방식의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게 되었다. IRP와 같은 장기상품으로 세제혜택을 누리며 은퇴 이후를 준비하고 운용 수익의 누적을 기대해 보기도 한다.

욜로족과 요노족, 어디에 속하든 사회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경제 트렌드일 뿐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요노가 경제적, 환경적, 개인적 이유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돈을 잘 쓰는 것보다, 잘 아끼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며 지속가능하고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요노족의 가치관, 오늘날과 같은 불황을 현명하게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