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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문화의 온기,
부산・경남의 숨은
복합문화공간

사진제공 : 륜빌리지, 도모헌, 예닮

 

추운 겨울, 따뜻한 실내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다면 주목하자. 

문화의 온기로 일상의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보석 같은 공간들을 소개한다. 



륜빌리지



도모헌



예닮


자연, 예술, 그리고 나를 만나는 곳 륜빌리지 

마치 판타지 영화에서 다른 세계로 건너가듯, 오륜대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터널을 지나면 더 이상 고층빌딩이 보이지 않는다. 상수원 보호 구역으로 보존되다가 2010년에 일반인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낸 오륜대는 저수지를 품은 산속 황톳길이 아름다운 곳이다. 향긋한 흙 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황톳길의 시작점이자 끝지점에서, 륜빌리지를 만날 수 있다. 

륜빌리지는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공간이다. 다양한 세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지역, 생태, 예술, 웰니스를 중심으로 서로 어우러지는 마을을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기획자와 창작자들의 협업, 공연과 전시, 그리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고민하는 포럼이 공간을 다채롭게 채운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오륜대의 자연을 배경으로 열리는 웰니스 프로그램이 이곳의 백미다. 매월 둘째주 월요일에 열리는 ‘숲에서 음운음차’ 프로그램에서는 초록의 기운 속에서 필라테스로 몸의 감각을 깨우고, 맨발로 땅뫼산 황톳길을 걸으며 땅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이어 향기와 음악이 어우러진 명상으로 마음을 고요히 하고, 자연이 선물한 재료로 만든 음식과 차로 몸을 따뜻하게 데운다.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다면, 오륜대와 륜빌리지를 방문해보자.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시민의 곁으로 첫 걸음을 내딛다 도모헌

40년간 시민들에게 닫혀 있던 부산시장 관사가 복합문화공간 ‘도모헌’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전 시장 사퇴 이후 비어있던 공간은 2024년 9월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되며 새 출발을 알렸다. 위압감을 주던 굳게 닫힌 철제 정문과 의전용 캐노피는 사라지고, 정문에서 본관까지 다채로운 조경수가 어우러진 산책로가 시민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본관 앞 야외 공간에 올라서면 탁 트인 광안리 바다와 광안대교가 눈앞에 펼쳐지고, 뒤로는 황령산 자락이 포근하게 감싼 도모헌의 고풍스러운 모습이 드러난다. ‘도모헌’이라는 이름에는 휴식과 만남,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시민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야외 공간인 ‘소소풍 정원’에서는 드넓은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토요일 저녁이면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하는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본관 1층에는 현재 백남준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전시 공간 ‘소소풍 라운지’와 공유 오피스, 그리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모모스커피가 자리하고 있다. 옛 대통령 숙소였던 2층은 다양한 행사와 리셉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고, 1층과 연결된 계단식 강연장은 높은 천장과 채광이 매력적인 공간이 되었다. 

도모헌은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여 도심 속 새로운 문화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곳에서 일상에 작은 행복과 활력을 더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소리, 우리의 맛을 담다 예술공간 예닮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복합문화공간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국악과 전통문화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부산경남지역에서는 예닮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야금과 국악에 대한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허물기 위해 예닮이 찾은 해답은 바로 음식이었다. “편하게 떡 드시러 오세요.” 라는 소박한 초대로 어르신들을 모시면서 시작된 가야금과 음식의 만남은, 이제 예닮만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예닮의 ‘가야 한상’은 가야금 선율과 함께 정갈하게 차려낸 채식 약선 요리로 오감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가야 반상’에서는 가야금 체험과 함께 건강한 한 끼를 직접 만들어보며, 유아와 초등학생을 위한 ‘가야 소반’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가야금 교육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보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또한, 한복을 입고 가야금을 배우는 체험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있는 이색적인 경험이 되고 있다.

가야금의 고향인 김해에서 예닮은 가야금을 다시 현대인의 삶 속으로 불러낸다. 모든 요리에는 김해에서 자란 로컬 식재료를 사용하여 지역에 대한 애정을 담아냈다. 또한, 김해의 지역사를 국악과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국악을 활용한 문화예술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예닮처럼 지역과 우리 고유의 문화를 빛내는 문화공간이 더욱 많아져, 우리나라 곳곳에서 다채로운 문화 꽃이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