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유나연
영업부 PB
단체 해외여행이 대세였던 과거와 달리 개인 여행이 늘면서 출국 전 개별적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 여행객이 급격히 늘면서 올해 상반기 여행자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약 122만 건(국내 10개 손해보험회사 기준)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여행자보험의 경우 소비자들이 출국 직전 대부분 온라인으로 가입하다 보니 약관을 꼼꼼하게 못 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분쟁 사례 또한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가입 시 ‘특약’ 꼼꼼히 따져야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실제 민원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해외여행보험에 가입한 소비자 A 씨는 여행 도중 수하물 지연과 비행기 결항에 따른 손해가 발생하여 가입사실확인서 안내 사항을 근거로 이와 관련한 보상금을 청구했지만 보험금 지급이 거절됐다. 금감원은 이런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알고 보니 이 보험은 특약의 종류가 임의로 설정된 상품으로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 비용 특약’에는 가입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해외여행보험은 기본적으로 상해사망(또는 후유장해)을 보장하며 그 밖의 보장을 받기 위해서는 특약 가입이 필수로 요구된다. 따라서, 본인의 여행 목적과 필요 사항에 따라 적절한 특약을 선택해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특히 이 사례처럼 보험사 홈페이지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가입하는 단체보험은 특약이 임의로 선택된 플랜형 상품으로 판매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는 특약 가입 내역과 특약별 보장내용을 보험증권이나 보험약관을 통해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파손·도난은 보상! 분실은 보상 대상 아냐
여행을 하다 보면 휴대한 물건이 파손되거나 도난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유념해야 할 점은 여행자보험으로 분실은 보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험 약관상 통상적인 주의 의무를 기울였음에도 보험 목적물을 타인에게 뺏긴 경우 즉 ‘도난’은 보상 대상이 되지만, ‘분실’은 본인의 관리 부주의나 실수 또는 과실로 물건이 없어지거나 유실된 상태로 보상받을 수 없음에 유의해야 한다.
여행 중에 휴대품 도난 사고가 발생하면 현지 경찰서에 신고해 사고(도난)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며 이는 보험금 청구 시 필수서류로 제출해야 보상이 가능하다.
항공기 ‘4시간 이상 지연 시’에만 추가 비용 보상
항공편이 지연돼 다음 연결 항공편 탑승을 하지 못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소비자 B 씨는 항공편을 기다리는 동안 발생한 숙박비 등 비용에 대한 보상을 청구했지만 지급을 거절당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보험사의 업무 처리가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는데 ‘항공기 지연비용 특약’의 경우 항공편이 지연 출발하거나 결항될 경우 발생하는 숙박비 등의 손해를 보상하는데 지연 시간이 4시간 미만이라면 추가 비용이 발생했더라도 손해를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항공편 연착으로 예정했던 목적이 호텔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숙박비를 환불받으면 다행인데 당일 취소를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손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항공기 지연 비용 특약’은 이런 예약 취소에 따른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해당 특약은 대체항공편을 기다리는 동안 발생한 비용만 보상하기 때문에 예정됐던 여행 일정을 취소하면서 발생한 숙박비나 관광지 입장권 등 간접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
실손 가입자 국내 의료비 중복 보상 안 돼
해외여행 도중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귀국한 이후에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중복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보험사는 여행자보험 가입자에 대해 해외 의료비를 전액 보상하지만 국내 의료비는 다른 실손의료보험과 비례 보상하기 때문이다.
여행자보험의 경우 온라인 상품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가입 시 알아 두실 사항’ 안내를 잘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 실손의료보험에 중복으로 가입할 경우에도 보험금은 비례 보상한다는 안내가 포함돼 있는데, 대다수 가입자는 내용을 숙지하지 않은 채 관련 내용을 안내 받았다고 체크만 하는 경우가 많다. 금감원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경우 국내 의료비는 보험금이 비례 보상되기 때문에 ‘국내 의료비 보장 특약’을 중복해 가입할 경우 실익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 중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보험 약관상 사고를 증명할 수 있는 의사 처방전, 진료비계산서, 입원치료 확인서 등 서류를 반드시 챙겨 귀국하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보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 하는 데다 소비자가 특약을 직접 선택하는 다이렉트보험 가입이 확대되고 있으니 약관의 중요 사항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