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 리베라 청담, 뉴욕 플라자 호텔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 더욱 고풍스럽고,
오랜 역사를 간직해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되는 호텔들의 깊이 있는 매력 속으로 들어가보자.
한국 호텔의 시작과 미래를 잇다, 웨스틴 조선 서울
웨스틴 조선 서울은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호텔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등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동안 조선호텔은 그 자리에서 묵묵히 역사의 증인이 되어왔다.
1970년 현대식 건물로 새롭게 태어난 이후, 1995년에 신세계에 인수되면서 서울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호텔로 자리매김했다. 웨스틴 조선은 대한민국에 수많은 ‘최초’를 선사하며 트렌드를 이끌어왔다. 최초의 근대식 호텔, 댄스홀, 상설 야외 영화관, 승객용 전동 엘리베이터, 인터넷 전용회선, 호텔 내 세탁 전문부서 등 신문물 도입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한국적인 미와 현대적인 세련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단아하고 간결한 선의 가구와 소품이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은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과거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 찾는 오래된 단골에서부터 빈티지한 감성을 즐기는 젊은 세대들까지 다양한 고객층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고즈넉한 정취를 더하는 환구단뷰 객실이 특히 인기다. 명동의 빌딩숲 사이 자리한 팔각지붕의 황궁우와 녹지공간이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이들에게 깊이 있는 휴식을 선사한다.
세월이 빚어낸 아름다움, 호텔 리베라 청담
1987년 문을 연 호텔 리베라 청담은 오랜 시간 청담동의 중심을 지켜온 호텔이다. 올림픽 주경기장과 가까워, 88올림픽 당시 프랑스 올림픽 지원단의 본부 호텔로 사용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호텔 외관과 저층 객실에서 보이는 잔디밭을 둘러싼 각국의 국기들은 호텔의 시작을 함께한 88올림픽의 뜨거웠던 열기를 떠올리게 한다.
2003년 리모델링 당시의 인테리어를 고스란히 간직한 호텔 리베라 청담은 세월을 초월한 클래식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카펫이 깔린 복도를 따라 걸으면 마치 오래된 추리 소설 속 한 장면에 들어선듯, 고풍스러우면서도 묘한 설렘이 느껴진다. 객실 안은 빈티지한 패턴의 카펫과 커튼, 벽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체리빛 원목 가구들이 앤티크한 매력을 더한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살짝 빛바랜 전화기와 조명 컨트롤러는 호텔의 지긋한 나이를 느끼게 하지만, 깔끔하게 관리된 룸 컨디션과 질 좋은 침구는 여전히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창밖으로는 강남의 시티뷰와 한강뷰가 펼쳐지며, 밤이면 도시의 불빛이 일렁이는 한강이 잔잔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클래식의 품격을 지닌 럭셔리 호텔, 뉴욕 플라자 호텔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동남쪽에 자리한 플라자 호텔은 1907년 건축된 뉴욕의 랜드마크다. 유럽 르네상스 양식의 외관은 센트럴파크부터 록펠러센터, 현대미술관, 카네기 홀 등 뉴욕 주요 관광지 사이에서 더욱 돋보이며, 영화 <나 홀로 집에 2>와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눈부신 조명과 레드카펫이 깔린 호텔의 입구는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로비로 들어서면 그 화려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높은 천장과 널찍한 내부, 대형 샹들리에부터 러그와 천장의 몰딩까지, 구석구석에서 아름다움이 넘쳐난다.
플라자 호텔은 20세기 내내 문화와 예술의 중심이었다. 특히 1920년에는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와 예술, 문학 동호인들의 사교의 중심지였으며, 소설 <위대한 개츠비> 속 중요한 배경으로도 등장한다. 마릴린 먼로와 비틀즈, 존 F. 케네디 등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과 대통령들도 이곳에서 밤을 보냈다. 이처럼 플라자 호텔은 뉴욕 상류사회와 역사를 함께해 왔다.
뉴욕을 대표하는 플라자 호텔에서의 하루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 돔 아래 야자수에 둘러싸여 애프터눈 티를 즐기고, 24시간 나의 요청을 들어주는 집사 서비스를 받다 보면 마치 중세 귀족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