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는 ‘촌캉스’.
지친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선사하고, 자연 속에서 느린 박자로
풍요로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경남 양산의 숨은 보석, 촌캉스 명소를 소개한다.
원동마을 한옥 촌캉스 숙소 ‘만찐두빵’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옛집이 새롭게 탄생하다
호스트가 태어났을 때부터 살아온 집을 고쳐 만들었다는 ‘만찐두빵’. 성장하면서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은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안식처가 되어준 고마운 집은 부모님께서 옆 마을로 이사를 가시고, 본인 또한 타지생활을 하다 보니 팔릴 위기에도 처했었다고.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다른 누군가의 집이 되어 버린다는 생각에 부모님을 설득했고, 결국 그 뜻이 받아들여진 덕분에 지금의 ‘만찐두빵’이 만들어졌다. 한 사람의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했던 ‘나의 집’은 사람이 살지 않아 홀로 나이가 들어버렸지만, 이제는 바쁜 도시를 벗어나 휴식을 찾아온 이들에게 새로운 쉼을 제공해줄 수 있는 ‘우리집’이 되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는 듯한 이색체험
호스트는 이곳을 찾는 게스트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다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들에게 남다른 기억 조각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만찐두빵’에는 몸빼바지와 꽃무늬셔츠, 농사모자, 검정고무신과 겨울 시즌엔 조끼와 털신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또, 즉석카메라와 빈티지캠코더도 구비되어 있어 사진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 이곳에는 ‘취미방’도 있다. 실제로 호스트가 수집한 책과 연습용 우쿨렐레, 피아노, 만화책, 보드게임 등 그의 취미를 반영한 곳이라 마치 일기장을 펼쳐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가족과의 여행으로도,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지기에도, 반려동물과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도 안성맞춤인 ‘만찐두빵’에서 옛 향수가 주는 포근함을 느끼며 추억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
소박한 시골집에서 느끼는 감정 ‘원동달팽이’
평범한 도시 직장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골의 특별함
호스트는 어릴 적 살던 마을과 비슷한 분위기에 이끌려 원동에 자주 방문했다. 어느 날, 단골카페에서 수년간 방치되었던 시골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고 없는 시골의 매력에 빠진 그는 얼떨결에 시골집을 매입하게 되었고, 6개월간 손수 철거하고 셀프 리모델링 작업까지 뚝딱뚝딱 해냈다. 본래는 주거가 목적이었으나 애정이 깃든 집과 정취가 느껴지는 시골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민박집으로 운영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박집 호스트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그는 시골집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하나둘씩 꾸미기 시작했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젊을 때 인생 2막을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이 지금의 ‘원동달팽이’를 탄생시킨 것이다.
한 박자 느린 템포로 흘러가는 시간
시끌벅적한 휴양지도 좋지만, 복잡한 움직임과 생각들로부터 잠시 멀어져 정적인 시골마을의 모습은 어떨지 상상해 보자. 원동역 주변에는 70~80년대의 옛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슈퍼, 방앗간, 식당, 미용실은 간판만 보아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마을을 어떻게 살펴봐야 할지 모른다고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게스트가 원할 시, 호스트가 동네 가이드로 동행해주는 특별한 서비스가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독특하고 재미난 발상은 시골스러움과 느린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또, 귀촌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농촌 생활 4년 차 민박집 주인장의 경험과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고 싶었다고. 호스트는 단지 말로만 시골의 매력을 전하기보다,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소개한다. 마루 위에 앉아 수박을 베어 먹으며, 할머니가 해주시던 옛날이야기처럼 시골에서의 느린 삶의 매력을 다정히 들려주는 ‘원동달팽이’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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