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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당당하고
활기차게

마린제니스지점 허희숙 고객

 

공자는 70세를 일컬어 ‘고희(古稀)’라고 하며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허희숙 고객에게도 딱 들어맞는다. 자신감이 없을 때도 늘 자존감은 잃지 않고 살아왔다는 그에게서 당당하고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본다. 

 

영화 ‘국제시장’ 같았던 어린 시절

마린제니스지점의 허희숙 고객에게서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고희를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꼿꼿한 자세와 곱고 건강한 외모였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온화하고 소탈할 뿐 아니라, 진솔하면서도 유쾌하기도 하여 인간적으로 더 큰 매력까지 느껴지는 분이었다. 

그는 6.25전쟁의 환란을 피해 서울에서 내려온 피란민 가정 출신이다. 당시 피란민 가족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알려면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 된다. 

“영화 속 국제시장에서 오바(코트) 팔던 아줌마가 바로 저희 어머니라고 보시면 돼요. 실제 저희 가족의 삶은 영화에서 묘사된 것보다 더 심하게 힘들었어요. 언젠가 서울에서 지인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우연히 그 영화의 감독님과 같이 점심을 먹게 됐어요. 그때 제가 그랬죠. 만약 저한테 자문을 구했더라면 더 생생한 묘사를 하실 수 있었을 거라고.(웃음)”

허희숙 고객은 선박 창문·창틀 제조업체로 유명한 ㈜정공산업 김경일 회장의 아내이다. 그러나 자신은 남편이 하는 바깥일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저 남편이 집안일에 신경 쓰지 않고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내조했을 뿐이라고 한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회사원 출신의 남편이 창업한 작은 회사를 큰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는 부부가 함께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처음 사업 시작했을 때는 자본이 부족하다 보니 급하게 돈을 빌려야 할 때가 많았어요. 아쉬운 소리 하긴 싫지만 친정어머니에게도 부탁하고 친구들에게도 힘을 빌렸지요. 친구에게 거절당하면 그땐 되게 섭섭하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지금은 다 이해가 돼요.”

 

인생 최고의 장점은 근면 성실

가난한 환경에서 어렵게 자라온 탓에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는 허희숙 고객. 지금은 어느 정도 큰 자산을 축적했기에 약간은 사치를 부려도 될 법한데 아직도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제 최고의 장점이 근면 성실이에요. 남편이 벌어다 준 돈을 알뜰살뜰하게 아껴서 모을 뿐, 위험이 높은 곳에 투자해서 한 번에 크게 불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물건 살 때도 항상 지금의 재정 형편에 맞춰 기준을 정해놓고 절대 그 기준을 넘기지 않아요.”

물론 명품이 품질이 좋고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걸 꼭 ‘내 것’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한다. 자녀들이 선물로 명품을 사주면 입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면 명품 옷을 걸쳐본 적도 없다. 

“지금 명품을 살 수 있는 형편이 되어도 왠지 마음이 불편해서 잘 안 사게 돼요. 차라리 몸을 건강하게 잘 가꾸어 평범한 옷을 입더라도 옷태가 나는 편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늘 몸매와 체력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답니다.”

매일 아침 수영을 하러 가고 피트니스센터에서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그런 생각 때문이다. 외식도 좋아하지 않고 집에서 건강식을 직접 요리해 먹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는 남편도 자신과 같은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멋진 남편에 멋진 아내

이렇게 부부가 함께 근검절약을 실천하지만 좋은 일에는 화끈하게 돈을 쓰기도 한다. 한번은 남편이 모교인 서울대에 50억 원을 기부하여 ‘정공장학금’을 조성한 적이 있다. 이때 자신과 상의 한 번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처음에 좀 섭섭하기도 했고, 돈이 약간 아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다시 생각을 고쳐먹고 ‘우리 남편 멋진 남자’라고 치켜세워 주었다고 한다. 

“남편이 전에도 부산대학교병원을 비롯해 여러 곳에 기부를 했어요. 자기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자기 쓰고 싶은 데 쓰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그래서 아무 말도 안 해요. 좋은 일에 쓰는 거니 오히려 멋진 남자라고 자랑하죠. 다만, 저도 함께 노력했으니 다음엔 제 이름으로도 어딘가에 한 번 기부를 해줬으면 좋겠어요.(웃음)”

허희숙 고객 자신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도서 제작 관련 봉사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으니, 이 사회를 위해 좋은 일 하겠다는데 토를 달 이유가 없다는 것. 남편에 대한 자랑거리는 ‘기부’에 그치지 않았다. 김경일 회장은 아무리 회사 형편이 어려워져도 집에 들어와서 우거지상을 짓거나 힘들어하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40대 초반에 회사를 세워서 딸린 식구는 많은데 만약 그 일이 잘 안 되었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그러니 본인인들 오죽했겠어요? 그렇게 어깨가 무거웠어도 집에 와서 절대 근심 걱정을 얘기한 적이 없어요. 식구들이 아무 걱정 없이 살길 바란 거죠.”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사이

허희숙 고객과 김경일 회장 부부는 부산은행과도 좋은 인연을 맺어왔다. 사업 초창기에 부산은행 신평지점에서 받은 대출이 큰 도움이 되었고, 이후 여러 곳으로 이사 다니면서도 지점은 바뀔지언정 줄곧 부산은행하고만 거래를 해왔다. 

“부산은행은 부산에 근거를 둔 은행이지 않습니까. 부산에 있는 기업이 부산은행과 거래를 해야지, 다른 은행과 거래해서 돈이 부산 바깥으로 나가게 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해운대로 이사 오면서부터는 마린제니스지점과 거래했는데 지금의 박기옥 PB지점장과 연을 맺은 지 2년 되었다. 박 지점장은 효율적으로 일처리를 잘해 줄 뿐만 아니라 이젠 사적인 얘기를 나누어도 마음이 잘 통하는 친근한 사이가 됐다. 

“박기옥 지점장은 제 심리치료사예요.(웃음) 제가 원래 다른 데 가서 사적인 얘길 막 하는 편이 아닌데, 어떤 얘기를 해도 잘 들어주고 맞장구쳐주고 하니 박 지점장과 얘기하고 나면 굳이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도 저절로 스트레스가 풀린답니다.”

이렇게 이심전심으로 부산은행과 통하는 사이가 된 허희숙 고객. 이제 남은 인생에서 뭘 더 이뤄야겠다는 욕심은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 당당하고 후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정말 열심히 살아왔어요. 만약에 제가 못 한 게 있다면 그건 제 능력이 딱 거기까지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에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부끄럽지도 않고 후회스럽지도 않아요. 다행히 저와 남편은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았어요. 노력해도 잘 안 된 분들이 많은데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그러니 남은 인생도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제 마음 편한 대로, 가끔 좋은 일도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