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이금조 사직동금융센터 PB팀장
금리가 낮아지면 고금리에 발행한 채권의 인기가 높아져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채권에 미리 투자하면 저금리 시대가 오더라도 안정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상황에 따라 가격이 오른 채권을 팔아 매매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미국 장기채 외에도 연 7~10%대 고금리를 누릴 수 있는 신흥국 채권을 유망 투자처로 꼽는다. 주요 국 가별 채권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 보자.
미 장기채, 금리 인하 때 수익 극대화
지난 3월 7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4.094%다. 지난해 10월보다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다. 단기 미국채인 1년물과 3년물의 수익률도 2008년 금융위기이후 최고수준이다. 증권가는 올 상반기를 채권 투자자들이 ‘고금리 막차’를 탈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은 작년부터 미국 장기채를 쓸어 담았다. 장기채는 지속적인 금리하락이 예상된 상황에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변동에 민감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기1년 채권은 금리가 1%포인트 내리면 가격이 약 1% 오르지만, 10년 채권은 10%, 20년 채권은 20%정도 오른다.
신흥국채는 10% 고금리에 비과세 혜택
‘고위험 고수익’을 누리는 투자자라면 브라질과 인도 같은 신흥국 채권도 유효한 투자처다. 지난달 1일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현재 기준금리는 11.25%가 됐다. 코로나19 이전 금리가 연 6~7%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현재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10.6% 정도에 형성돼있다. 브라질채권 이자는 세금이 발생하지 않아 절세 효과도 있다. 또한, 인도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7.05% 수준이며, 인도채권 직접투자 시 이자수익에 대해서만 과세(15.4%)하며 환차익이나 매매차익 부분은 비과세다.
ETF로 손쉽게 투자할 수도
가장 손쉬운 국채투자방법은 ETF다. 미국 장기채 ETF 상당수가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상품에 따라 매달 1% 이상의 분배금이 지급돼 안정적 현금을 창출하기도 하고, 환헤지형으로 설계되어 환차익과 채권 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개인 회사채 순매수 58% 늘어
채권은 주식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국채로 투자자가 몰린 이유다. 그러나 최근엔 공격적인 성향의 개미들이 채권 시장에 유입되면서 국채보다 회사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고수익을 노리고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채도 쓸어 담고 있다. 채권투자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들어 채권 개미들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은 국채에서 회사채로 이동했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의 이자수익을 원하는 개미들이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채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를 이루는 리테일 시장에서는 AA 급 우량채보다 A급 이하 비우량채의 인기가 더 많다. 기업들도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개인투자자를 잡기 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이자 지급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지만 이를 매달 주는 것도 출시되고 있다. 채권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월이자 지급식 채권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앞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표면금리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용등급과 재정상황, 원금 손실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