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달력 숫자가 바뀌면 저절로 봄이 오는 것 같지만 그건 우리 편할 대로의 생각일 뿐입니다. 황홀한 꽃비를 내리는 홍매화도, 몽환적인 노란빛의 산수유꽃도, 저마다 꽃봉오리를 피우기 위해 서슬 퍼런 추위 속에 안간힘을 썼을 것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격리를 당하거나 마스크를 쓰면서, 봄이 와도 바깥 공기조차 맘대로 맡지 못했지요. 이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지금 우리는 다시 찾아온 봄날을 만끽하고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