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박헌균 ㈜솔라리노 대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1년 중 8개월간 영하 20~40℃의 추위를 견뎌야 하는 몽골인들에게 우리나라 적정기술로 만든 난로 지 세이버(G-Saver)가 크게 환영받고 있다. 난방 열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대기 오염도 감소시켜주는 난방 관련 적정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돌아와서, 햇볕이 쪼이는 마룻바닥에 손바닥을 문지르며 손가락을 녹였던 추억이 나네요. 햇볕은 실제로 상당히 난방에 효과가 있습니다. 그냥 볕이 잘 들어오게만 하는 것으로도 효과가 좋지만, 태양열 집열판을 가열해서 여기서 나오는 열로 실내를 가열하는 햇볕 온풍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더욱 혹독한 추위의 몽골에서 난방에 사용되는 적정기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몽골 초원의 집인 게르에는 보통 석탄 난로를 사용하는데, 열효율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김만갑 교수는 아래 그림과 같은 열효율이 개선된 난로, 지 세이버(G-Saver)를 개발하고 몽골에 공급하여, 상당한 효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연통을 통해서 빠져나가는 연기의 열을 한 번 더 활용하여 열효율을 높이는 원리이지요.
상변이 물질을 이용한 인큐베이터
얼마 전에 팔레스타인 가자 지역의 병원에서 전기가 끊겨 신생아실의 인큐베이터의 온도를 유지할 수 없어서, 급한 대로 따뜻한 물로 아기를 체온을 유지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너무 급하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겠지만, 따뜻한 물이나 백열전구로 인큐베이터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온도를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게 항상 정확하게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거든요. 엠브레이스(Embrace) 사의 제인 첸(Jane Chen)은 상변이 물질을 이용해서 전기가 없는 지역에서도 쓸 수 있는 인큐베이터를 개발했습니다. 상변이 현상은, 어떤 물질이 바뀔 때 열을 흡수하거나 내놓으면서 물질이 완전히 바뀌기 전까지는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컵에 물과 반쯤 녹은 얼음이 같이 있는 상태로 두면, 조금 가열해도 얼음이 완전히 녹기 전까지는 0도를 유지하고, 조금 냉각해도 물이 완전히 얼기 전까지는 0도를 유지하는 것이지요. 상변이 물질 인큐베이터는 물 대신 아기의 체온과 유사한 37도에서 고체-액체로 상변이가 일어나는 특수 물질을 찾아서 주머니에 담아 아기의 체온을 유지하는 데 사용한 것입니다. 주머니가 식어서 모두 고체로 바뀌면 다시 열을 가해 녹여서 재사용 하면 되구요.
G-SAVER란?
게르 내부의 난로 배기부에 연결하여 배기부로부터 배출되는 고온의 연기를 통과시켜 열을 축적
G-SAVER의 효과
➊ 매연 저감 축열난방 장치
➋ 난방 열효율 30% 향상
➌ 연료 소모량 40% 감소
➍ 게르 내부 및 도시 대기 오염 감소
➎ 탄소 배출로 인한 환경 파괴 감소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적정기술
난방비가 오르면서, 집안에서 난방 텐트를 사용하거나, 창문에 난방 필름을 붙이는 분들도 많은데요, 저도 예전에 뽁뽁이 필름을 유리창에 붙여서 제법 효과를 보았습니다. 뽁뽁이 필름 속의 공기층이 상당한 단열 효과가 있거든요. 전용 난방필름을 사서 붙여도 되지만, 이마저도 가격 부담이 된다면, 물품 포장할 때 깨지지 않도록 사용하는 포장용 뽁뽁이 필름을 사용해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적정기술이라는 것이 우리 생활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내 눈앞의 창문에도 있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따뜻한 겨울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상변이 물질을 활용한 인큐베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