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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영롱함
동백이네
스테인드글라스
심유정 대표

“유리는 차갑고 날카롭고 무서웠다. 유리를 떠올리면 언제나 손가락 끝에 몽글하게 샘솟은 빨간 피가 생각나서 소름이 끼쳤다. (중략) 내가 유리의 매력에 빠지게 될 줄은 몰랐다.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지만 영도에 내려오지 않았다면 아마 이런 운명적인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영도. 다시. 나를.』, 107~108쪽

 

심유정 동백이네스테인드글라스 대표


운명처럼 찾아온 스테인드글라스 

바다와 맞닿아 있는 동네 영도. 부산대교를 건너 흰여울문화마을을 지나 어느 아파트 상가 건물에 도착했다. 바로 이곳에 ‘동백이네스테인드글라스’가 자리하고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양한 크기의 조명부터 썬캐처, 캔들워머 등 스테인드글라스 제품들이 공간을 형형색색 물들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한순간 스테인드글라스에 반해버렸다는 심유정 대표의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플리마켓에서 썬캐처를 봤는데 너무 예쁜 거예요. 제가 스토리텔링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영도 바다가 반짝반짝 빛나는 걸 보며 스테인드글라스랑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심유정 대표는 남편 직장 때문에 갑자기 영도로 오게 되었다. 영도에 정착하게 된 네 명의 외지인 이야기를 엮은 책 『영도. 다시. 나를.』에서 밝혔듯 심유정 대표는 유리를 좋아하게 된 게 운명이라 생각한다. 썬캐처에 반해 곧바로 수업에 등록하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유튜브를 보며 독학으로 기술을 익혔다. 하지만 실력을 발전시키고 싶었던 그는 스테인드글라스 공예 40년 경력의 선생님 수업을 듣기 위해 서울까지 가서 1년 과정을 수료한 다음 공방 문을 열었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어떤 점이 그를 이토록 끌어당긴 걸까. “유리 자체가 가진 영롱함이 정말 예뻐요. 색과 질감에 따라 공간을 다채롭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하루의 마무리는 분위기 있게

스테인드글라스는 착색된 유리 또는 그 유리를 잘라 납땜하여 만든 작품을 말한다. 옛날에는 주로 성당 창문으로 많이 사용하였는데, 요즘은 일상 속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제작되어 공간에 감성을 불어넣고 있다. “가정에서는 식탁 조명, 침실 조명으로 많이 사용하세요.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은 공간에 놓을 조명은 오팔 유리로 만들면 좋아요. 오팔 유리는 전구에서 나오는 빛을 투과하거나 반사하는 게 아니라 품어주기 때문에 은은한 빛을 낸답니다.” 조명은 전구도 중요한데, 형광등 느낌의 주광색보다 자연스럽고 포근한 빛을 내는 주백색이나 전구색을 추천한다. 캔들워머도 테이블 조명으로 활용하기 좋다. 좋은 향기와 아름다운 빛의 하모니는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주택 같은 경우, 창문을 스테인드글라스로 하는 곳도 꽤 있는데, 햇살이 비출 때면 다른 인테리어 소품은 필요 없을 정도로 평범했던 공간이 감각적인 공간으로 변신한다. 서랍장 문을 스테인드글라스로 포인트 주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심유정 대표가 반한 소품이자, 스테인드글라스 대표 소품 썬캐처! 아마도 가장 쉽게 홈 데코를 완성할 수 있는 소품이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꽃, 과일, 동물 등의 썬캐처 하나만 창가에 걸어놓아도 반짝거림으로 공간에 생기가 감돈다. 크리스마스 때면 트리나 가랜드를 꾸미는 장식품으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조명, 썬캐처, 예쁜 소품 등으로 공간을 꾸미려는 건 결국 그 곳에 머무는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작은 노력이 아닐까. 유리 조각을 하나하나 엮어 빛으로 완성하는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한 해 동안의 추억 조각을 엮어 행복을 완성해 추운 겨울, 마음만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