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도서 : 조성배 지음 <우리는 인공지능과 함께할 수 있을까>
나무를 심는 사람들 출판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최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뉴스를 보면 인공지능이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지 짐작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몇 가지 인상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열어갈 미래를 점쳐본다.
9,090억 원
우리 정부는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활용하는 대한민국으로 도약’이라는 비전하에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그 금액이 무려 9,090억 원이다. 정부는 AI를 일상, 일터, 공공 등에 접목하여 체감 가능한 혁신을 창조하겠다는 전략을 실행할 방침이다. 한마디로 ‘전 국민 인공지능 일상화’를 추구하겠다는 것. 그렇다면 구체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먼저 복지분야에 AI를 도입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위기가구를 찾아 그들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 필요 복지 서비스 등을 묻는 AI 초기 상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보육분야에서는 AI 기반의 아이돌봄 플랫폼을 만들고 교육분야에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제작할 예정이다. 산업 현장과 일터에서는 법률, 의료, 심리상담 등 민간 전문 영역 종사자의 업무를 보조하는 초거대 AI 응용서비스를 만든다고 한다. 또한 내년까지 식당과 카페 등에 서빙로봇, 안면인식 출입 장치를, 미용실 등 서비스업 매장에는 두피 진단 등 AI 서비스 도입을 도와줄 계획이다.
98%
인공지능이 사진이나 영상을 보고 어떤 대상을 파악해내는 인식률이 최근 98%에 육박해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었다고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인공 신경망 딥러닝’이다. AI는 처음에 사진이나 영상에서 주로 선들을 탐지하고, 그 다음에는 선들을 조합해서 만들어진 도형을 탐지하고, 또 그다음에는 도형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생명체나 물체의 모양을 탐지한다. 이는 마치 인간이 망막에서 어떤 것을 인식하기 위해 여러 층을 거쳐 단순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단계적으로 인식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수학적인 연산으로 실제 인간의 생물학적인 기능과 유사한 작동 방식을 AI에서 구현해낸 것이다. 그런데 이젠 AI의 인식률이 인간의 능력조차 뛰어넘은 것.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CT, MRI 등 정보량이 많은 이미지를 좀 더 정확하게 판독해서 진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공장에서는 사람 대신 AI가 불량품을 점검하여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300%
최근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2020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AI를 활용해 수산물의 안전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주목을 끌었다. FDA는 과거 수입이 거부됐거나 추가 검사를 요했던 수산물에 대한 수년에 걸친 기록 데이터를 분석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는 수산물을 선별해내도록 AI에게 학습을 시켰다. 이 AI를 현장에서 테스트해보니 기존 검사 방식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숨겨진 연관성과 패턴을 자동으로 알아내는 분석 능력을 보여주며 안전한 해산물을 식별할 능력을 300% 가까이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FDA는 AI가 미국인에게 안전한 해산물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물론 이 기관이 보유한 기존 데이터로 매년 수백만 건에 이르는 수입생선 선적을 선별하고 사전 예측·분석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약처도 이러한 성과에 자극을 받아 올해 1월 부터 농산물 유통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 농산물 선별 시스템을 개발·보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인공지능 기반 위험예측 시스템을 수입수산물, 수입식품, 의약품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5억 원
2018년 10월 25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경매에서 AI 화가 ‘에이다’가 그린 작품 <에드몽 드 벨라미(Edmonde de Belamy)>가 43만 달러, 한화로 약 5억 원에 낙찰되어 예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는 경매 회사의 추정가를 무려 45배 가까이 뛰어넘은 것이라 더 놀라웠다. 이 AI를 제작한 곳은 프랑스의 오비어스(Obvious) 그룹이다. 에이다는 연대별로 과거의 초상화 이미지 1만 5,000장을 이용하여 두 가지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다만 5억 원이라는 금액은 AI가 그린 그림이 경매에 나온 것이 최초였기때문에 ‘희소성’ 측면에서 가능했던 가격 책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술계에서는 AI가 창작한 작품의 저작권이나 예술성 문제가 활발히 토론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고 있다. 향후에는 이를 모방하는 작품이 나온다 해도 경매로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의 가능성을 활용하여 예술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