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든 싫든 미래의 인류는 인공지능의 도움과 영향력 안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다 빼앗거나, 세상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줄 것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느 정도 인간이 해야 할 일도 남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공지능이 일 다 하면 우린 뭘 하지?
참고 도서 :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발명가이자 구글(Google)의 기술 부문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 믿었던 예술 창작 분야나 심리 상담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은 큰 활약을 할 것이다. 어쩌면 인간이 인공지능(AI) 상사에게 업무 지시를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AI가 일을 다 하면 우리는 뭘 하고 살아야 할까?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AI가 보급된 사회에서 가장 희소한 것은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의사의 업무는 자동화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간호사와 간병인 업무는 자동화할 수 없다. AI는 일자리를 빼앗는 한편, 새로운 일자리도 만든다. 고객 맞춤형 AI를 만들거나 AI가 분석하기 쉽도록 데이터를 가공하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따라서 미래의 인류에게는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해석하고,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는 힘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한다.
AI의 창의성을 어떻게 봐야 할까
2016년 3월, 구글의 자회사가 개발한 바둑 AI 알파고가 바둑의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이겨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그 이후로 벌어진 재미있는 현상은, 전 세계 바둑 기사들이 알파고의 수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는 것. 과연 알파고는 바둑에 있어서만큼은 인간의 창의력을 넘어선 것일까?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은 이렇게 분석한다. “알파고는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수를 두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생각했지만 (일반적으론) 두지 않는 수를 두는 것이죠. 알파고는 오직 이기기 위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안전한 수만 둡니다. 반면 인간은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수를 두려고 하죠.”
프로 바둑 기사는 상대와 승부만 겨루려 하기보다는 바둑판 위에서 ‘나’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것은 바둑을 하나의 예술로 대하는 태도이다. 반면 알파고는 오직 이기기 위해 가장 승률이 높은 수를 둔다. 이기는 것만이 목표라면 그런 AI를 따라하는 것도 좋겠지만, 진정으로 ‘인간다운’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AI를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AI가 결혼 상대를 골라준다
과거 결혼정보회사는 직업, 외모, 자산 등을 기준으로 사람 등급을 나누거나 커플 매니저가 자신의 회원 가운데 ‘감’으로 잘 어울리겠다 싶은 사람끼리 매칭을 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업계에서 ‘AI 매칭’이라는 단어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AI 매칭을 해준다는 결혼정보회사들은 “사람이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항목을 매트릭스 구조로 만들어 꼭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고 홍보한다. AI는 몇 번의 매칭 과정에서 만족도, 추가 만남 성사율, 이용자의 피드백 등을 학습하여 갈수록 이용자의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을 찾아준다는 것. 앞으로는 AI 알고리즘이 자신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내밀한 욕구, 선호를 파악해 딱 맞는 상대를 찍어줄지 모른다.
실제로 미국의 한 결혼정보회사에서는 AI가 이용자의 혼인 희망 신청서 문장을 분석해 그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고 과거 결혼 성사 커플의 성공 패턴까지 반영하여 남녀를 매칭해준다고 한다. 그러나 AI가 아무리 나에게 잘 어울릴 만한 사람을 매칭해주어도, 그 사람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나 자신감을 불어넣는 데까지는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