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매력은 지금 이 순간의 찰나를 포착해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이렇게 대단한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는 일에 타고난 재능은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물론, 각자 감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다면 그런 차이 또한 큰 문제없다. 소중한 순간을 나만의 방식으로 기록하는 데 영감을 줄 수 있는 장소들을 찾아가보자.
자신만의 톤을 찾다 미드톤필름워크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전로57번길 7, 2층 / 인스타그램(@midtone_filmwork) 확인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 거기에 암실 수업까지. 미드톤필름워크는 사진을 심층적으로 배울 수 있는 사진 공방이다. 미드톤필름워크 서원하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 필름 카메라를 매개체로 한 영화를 본 후 필름 카메라에 매료되어 사진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즐거운 사진 라이프 공유 공간’, 미드톤필름워크를 만들었다. 미드톤필름워크 수업은 카메라를 한 번도 만져 본 적 없는 사람은 물론이고, 카메라가 없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 직장인, 어르신 등 사회 각층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 ‘여행 사진을 잘 찍고 싶어서’, ‘나만의 색을 찾고 싶어서’ 등 방문 이유도 다양하다. 한번은 오래전에 구매한 카메라의 작동법을 배우고 싶다며 수업을 신청한 어르신이 있었다. 그가 카메라를 다시 꺼내든 건,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은 쉽게 잊히는 것 같아 예전처럼 필름 카메라로 찍어 인화한 사진을 오래도록 꺼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사랑하는 어린 손주의 사진을 필름 카메라로 찍고 싶어 했다. 이처럼 수업은 기계적인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추억과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다. 수업은 정규반과 원데이클래스가 있으며, 필름 카메라 수업은 서원하 대표가 10년 넘게 모은 다양한 필름 카메라와 필름을 다뤄보며 자신이 원하는 톤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드톤(midtone)’은 사진의 전체 밝기와 무드를 만들어 내는 톤을 말한다. 자신만의 톤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의미 담아 이름을 지은 만큼, 필름 카메라 수업은 이곳의 시그니처 수업이다. 빛을 통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흑백 사진 암실 수업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디지털카메라 수업은 기초이론부터 촬영기법 등을 배울 수 있어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나만의 톤이 담긴 사진을 알아보는 건 어떨까.
사랑을 담아 추억을 선물하다 산책간다고했잖아요
부산광역시 북구 와석장터로 25, B1 / 인스타그램(@sandaooo) 확인, 100% 사전 예약제
‘산책?’, ‘산책 갈까?’ 아마 간식보다도 강아지들의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아가게 만드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종종 미용이나 진료를 받으러 갈 때도 반려견을 집 밖으로 무사히 데리고 나오기 위해 산책으로 유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면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된 강아지는 원망의 눈빛으로 이렇게 외치는 듯하다. ‘산책 간다고 했잖아요!’ 산책간다고했잖아요는 평생을 강아지와 함께한 포토그래퍼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다. 그래서 스튜디오 이름도 낯선 장소에 오게 된 강아지의 마음을 상상해 지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면서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촬영을 진행한다. 반려동물 독사진의 경우 15분, 보호자와 동반 촬영일 경우 3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빠른 촬영의 비결은 철저한 사전 준비에 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 반려동물이 공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가지며 보호자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이런 점들은 반려동물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한다. 또, 스튜디오 바닥은 펫 전용 매트가 깔려 있으며 모든 소품이 반려동물 눈높이에 맞춰 낮게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점잖다는 반려동물도 이곳에서는 진짜 산책하러 온 것처럼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에 보호자도 같이 즐거워지고, 또 그런 이유로 재방문율이 높다. 촬영은 실내 침대방, 야외 피크닉 외에도 여러 가지 콘셉트 중 선택해 진행, 촬영 후 바로 촬영 파일과 액자를 받을 수 있으며 고양이, 페럿 등의 반려동물 촬영도 가능하다. 임예린 포토그래퍼는 보호자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오늘이 언젠가는 사진을 보며 그리워하게 될 소중한 순간이라는 생각에 매 순간 한 컷 한 컷 정성을 다해 셔터를 누른다고 한다. 사진에 마음을 담았다는 건 반려동물의 행복한 모습이 담긴 결과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문화예술의 주축 고은사진미술관,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로452번길 16 /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1로37번길 10 / 10:00~19:00(월요일 휴관)
사진 제공_고은사진미술관
2007년에 설립된 고은사진미술관은 사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국내외 수준 높은 사진 작품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사진미술관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창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신진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사진 문화의 대중화를 위한 출판사업과 교육 및 학술 세미나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역의 열린 문화예술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이렇듯 문화예술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은사진미술관은 지난 2022년 10월, 설립 15주년을 맞이하여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을 개관하였다. 현대 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Ralph Gibson)을 기념하는 세계 최초의 미술관인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은 또 하나의 문화 구심점으로 지역 예술의 발전을 넘어 한국 사진 예술의 저변 확대를 위한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중 다양한 기획 전시를 통해 랄프 깁슨의 대표
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은사진미술관에서는 한독 수교 140주년을 맞아 독일 국제교류처가 기획하고 주한독일문화원의 협조로 이루어진 <도시산책자 : 울리히 뷔스트의 사진> 전시가 예정(2023.7.22.~11.5.)되어 있으며,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에서는 랄프 깁슨이 인식한 이스라엘의 역사, 독특한 석회석 지형과 빼어난 건축 등 그의 영감으로 표현된 작품 100점을 선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