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때 모두 아이였고, 일상에 치여 잠시 외면하고 있었을 뿐 마음속 한편에 순수한 동심을 간직하고 있다.
잠시나마 천진난만했던 그때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장소를 만나 보자.
동심을 나누는 곳 FE01 갤러리&카페
‘철(Fe)로 만든 첫 번째(01) 재생복합문화공간’ FE01 갤러리&카페(이하 FE01)는 독특한 이름만큼 색다른 볼거리가 가득한 공간이다. 폐자동차 등 버려진 금속 부품을 재활용한 ‘정크 아트(Junk Art)’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26명의 작가가 무려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작업한 결과물 1,14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FE01 기획자이자 작가인 김후철 대표는 15년 전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 캐릭터를 정크 아트 작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신과 같은 세대인 키덜트들은 물론이고 다른 세대들에게 새로운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꾸몄다.
FE01은 우주 여행자 ‘루따따’가 발견한 어느 행성의 외계인들이 밤마다 지구로 찾아가 버려진 고철과 폐품을 자신들의 행성에 가지고와 성을 만들고 있다는 상상력이 더해진 공간이다. 740개의 벽체로 이루어진 성, 즉 FE01의 전경은 마치 난공불락의 요새 같기도 한데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우주선 ‘팔콘’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FE01은 카페가 있는 1동, 체험관과 굿즈샵이 있는 2동, 갤러리와 전망대 등이 있는 3동, 사무동이 있는 4동, 리사이클링 모형 만들기 및 정크 아트 조립 체험관이 있는 5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2년 8월에 문을 연 이후 주말이면 3천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가족 단위의 방문객과 30~40대 방문객의 비중이 크다고 한다. 김후철 대표는 좋아하는 것을 만들며 동심을 잃지 않고 즐겁게 살아가는 자신의 좋은 기운이 담긴 이곳에서 많은 사람이 동심으로 돌아가 힐링할 수 있길, 또한 편견 없이 작품을 감상하며 상상력을 펼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용연길 160
운영시간 : 10:00~20:00
삼대가 수다꽃을 피우다 키덜트 뮤지엄
2016년에 개관한 키덜트 뮤지엄은 오로지 사람들의 후기만으로 경주에 방문하면 꼭 가봐야 할 명소로 떠오른 공간이다. 키덜트 뮤지엄은 장난감, 피규어, 추억의 물건 등 김동일 관장이 45년간 수집한 전시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그 종류와 개수가 어마어마하다. 또한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전시품도 많은데 그중 하나가 ‘촛불 영사기’이다. 촛불 영사기는 김동일 관장이 수집을 시작한 초반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영사기를 통해 필름 속 캐릭터를 감상하다 캐릭터야말로 그 시대 예술의 집합체라는 생각에 하나둘 캐릭터와 관련된 물건을 모으게 되었다고 한다.
전시 공간은 촛불 영사기·유리필름 등이 전시된 1층 5개 구역과 고전 피규어, 추억의 문방구 등 3층 8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재미있는 물건을 볼 수 있다 보니 모든 전시 물품이 방문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특히, 추억의 문방구에 있는 옛날 필통과 책받침은 옛 향수를 불러일으켜 어른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게 만들고, 아이들은 처음 보는 물건들에 흥미로움을 감추지 못한다고. 한 방문객은 오랫동안 찾아 다녔던 추억의 인형을 이곳에서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고 한다. 디오라마존 한쪽 벽면은 업사이클링한 텔레비전이 채우고 있다. 이 구역은 포토존으로 인기 있을 뿐만 아니라 테마별로 비치한 피규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전시품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길 바라는 마음에 만든 이벤트인 키덜트 뮤지엄 마스코트 ‘키뮤’ 스티커 찾기와 몇 가지 게임도 준비되어 있다. 이처럼 키덜트 뮤지엄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캐릭터를 만나 추억을 나누고, 삼대가 오손도손 시간을 보내며 또 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다.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132-16, 1층, 3층
운영시간 : 10:00~18:30(연중무휴)
여기는 꿈속? 동화 속? 브릭캠퍼스 부산
브릭 아트 테마파크인 브릭캠퍼스는 ‘레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곳이다. 국내 유일의 레고 공인 작가의 작품과 아시아 최대 규모의 디오라마 작품 등 브릭 아트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브릭캠퍼스는 2017년에 제주도에서 처음 문을 열었으며 부산에서는 2021년부터 운영 중이다.
브릭캠퍼스 부산 입구에 들어서면 브릭에 대한 설명과 브릭 아티스트에 대한 소개 글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관람을 시작하면 귀여운 캐릭터부터 유명한 예술 작품, 불국사 등 브릭으로 구현해 낸 상상 그 이상의 작품들이 차례로 이어진다. 해리포터, 디즈니 등 테마별로 꾸며진 공간은 키덜트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브릭캠퍼스 부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작품인,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와 아이돌 세븐틴의 콘서트장을 재현한 ‘세계 속의 K-POP’은 그 규모와 디테일에 감탄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그렇게 작품을 감상하고 나오는 길에는 직접 브릭 아트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브릭 체험존이 자리하고 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한 사람들은 체험존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줄 알았다가 어른도 이용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더 오래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체험존에서 만든 작품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선정하는 ‘이달의 작품’에 참여하는 비중 역시 어른이 대다수라고 한다. 브릭의 세계에 나이 제한이란 없다.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브릭 세상에서 향수와 즐거움에 푹 빠져보는 건 어떨까.
주소 :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동부산관광로 8, 롯데몰 메종동부산 1층
운영시간 : 월~목 10:30~20:00(입장마감 19:00) / 금~일 및 공휴일 10:30~20:30(입장마감 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