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김경필 경제칼럼니스트, KBS <국민영수증> 금융멘토
지난 5년 세계경제는 롤러코스터와 같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의 역대급의 변화들을 겪었다.
이처럼 자주 반복되는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재테크를 해야 할까?
요동치는 세계경제, 재테크의 향방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완화적인 통화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화폐증가를 일으켜 자산 가격을 크게 밀어 올렸습니다. 국내에서도 개인들이 비싸진 자산 가 격에도 불구하고 묻지마식 투자열풍을 이어간 것입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시작된 금리 인 상은 이런 자산 가격의 거품을 가라앉게 하면서 지금 자산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 다. 이런 엄청난 유동성 증가의 부작용은 고스란히 인플레이션 문제로 되돌아왔는데 미국 연 준은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속도감 있는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또한 여러 문제를 낳고 주요은행들의 부실과 경영악화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이처 럼 자주 반복되는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현명한 재테크 방법은 무엇일까요?
국내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세계경제 변화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필연적으로 세계경제의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가격도 이와 절대로 무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경제의 변화를 제대 로 읽어내는 것이 자산관리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평소에 경제지표를 잘 챙겨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경제지표란 현재의 경제 상태 그러니까 경기의 변화를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창문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것은 마치 병원 에서 환자의 혈압, 맥박 등을 측정해서 환자 상태를 가늠해 보는 것과 매우 비슷합니다. 경제 란 자연법칙과 달리 어떠한 공식이 있어서 매번 예측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예측은 항 상 빗나가기 일쑤입니다. 따라서 언론의 정보를 기계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오히려 그 보단 스스로 예측해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6가지 경제지표를 매일 기록하고 메모하라
우선 그 첫걸음으로 매일 6가지의 경제지표에 대해 기록과 메모를 하는 습관을 가져봅시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인터넷 각종 포털에서 한눈에 정리를 해주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쉽고 편 하게 볼 수 있습니다. 매일 기록하면서 전날의 수치, 또한 전전날의 수치 그리고 지난주의 수 치를 눈으로 비교하면서 보면 최근 수치의 추세와 변화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 다면 6가지의 경제지표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우리나라의 3가지 경제지표인 금리와 환율 그리고 주가입니다. 이것은 실제로 매일 확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란 기준금리와 달리 매일 달라지는 것으로 우리나라 기업이나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자금시장에서 현재 얼마의 비용(이자율)으로 자금을 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금리와 원달러 환율의 관계는 대체로 반비례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국내 금리가 높아지면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고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면 원화의 가치는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는 5%까지 올라간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3월 경기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1.5%까지 차이가 벌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달러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와 주가의 관계 또한 반비례의 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금리가 높아지면 전반적으로 기업들에게는 좋은 환경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환율과 주가의 관계 역시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율이 높아져 기업들의 수익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기업에 유리한 것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환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간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시장의 불안요소가 증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 국내 3대 경제지표
금리(국고채 3년물) : 국내 자금시장의 대표적인 금리
환율(원달러 환율) : 원화로 표시한 현재의 달러가격
주가(코스피 지수) : 국내 주요기업들의 평균주가 수준
* 국내 경제지표 간의 관계
- 금리와 환율은 반비례 관계
- 금리와 주가는 반비례 관계
- 환율과 주가는 반비례 관계
※ 금리, 환율, 주가의 변수가 한 가지가 아니므로 반드시 법칙처럼 통하지는 않음. 따라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함.
중요한 해외 경제지표 3가지
국내 경제지표와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하는 해외 경제지표 3가지도 함께 기록하며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히 그 첫 번째는 미국의 기준금리입니다. 물론 매일 바뀌는 것은 아니고 연준의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가 열리는 달에 정해집니다. 하지만 미국기준금리에 대한 전망과 관련 뉴스는 매일 쏟아지므로 그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두 번째 지표는 미국국채 2년물 금리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대표적인 단기금리로 연준의 통화정책을 미리 반영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즉 최근의 2년물 금리의 상승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연준이 금리인상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지표는 바로 미국국채 10년물 금리입니다. 이것은 미국 대표적인 장기금리로 시장이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최근 이 금리가 둔화되고 있다면 미래 기대인플레이션의 심리도 꺾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 해외 3대 경제지표
미국 기준금리 : 국내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며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에서 결정
미국 국채 2년물 금리 : 단기금리로 미국 기준금리의 방향을 반영함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 미래 기대인플레이션을 보여줌
자산 가격 변동성이 클 땐 당분간 안전자산 유지
지금까지 언급한 경제지표를 관찰하는 이유의 첫 번째는 바로 자금의 흐름이 안전자산으로 흘러가는지 아니면 위험자산으로 흘러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고 둘째는 경기가 상승하는지 아니면 하강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경기란 순환하는데 보통은 후퇴, 침체, 회복, 상승이라는 4단계를 반복합니다. 위험자산 중 주식의 경우 경기를 매우 빠르게 선행하는 성격이 있어서 경기가 후퇴하고 침체하고 있을 때 앞으로의 회복과 상승의 기대감으로 먼저 오르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경기의 상승이 심화되면 먼저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런 경기 흐름의 예측은 시장을 보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반면 부동산과 같은 자산은 경기에 후행 또는 동행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어도 당장 경기가 좋지 못하다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현재 주식시장보다 부동산시장의 하락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 경제는 후퇴와 침체의 사이에 있고, 미국 경제는 경기 둔화의 속도가 더뎌서 후퇴의 초기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섣부른 위험자산으로의 쏠림을 경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돈이란 경기의 변화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으로 반복해서 움직입니다. 그 와중에 달러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국내 주식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재테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다만 잦은 경제위기에 변동성이 커지고 아직 금리인상의 부작용이 어디까지 나타날지 모르는 2023년 한 해는 되도록 아주 보수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시 말해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시기를 보고 있다면 그전보다는 훨씬 늦게 진입하고 한 박자 빨리 빠져나오는 ‘Start slowly, Finish Quickly’ 전략으로 안정 지향형의 재테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