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만든다?!
CBDC와
법정화폐의 미래

글_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2020년 4월 중국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적으로 발행했다. 

스웨덴은 현금 사용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활발히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CBDC, 즉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결제가 빠르고 사용이 간편한 CBDC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민간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가상화폐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정부의 규제, 안전성 보장, 내재가치 및 강제 통용 등과 같은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CBDC는 모바일 전자지갑을 통해 현금과 같은 형태로 사용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이를 통해 기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대 유지할 수 있다. 또한, CBDC는 기존의 디지털 화폐나 가상 화폐와는 달리 안정적인 가치를 정부가 보장한다. 예를 들면 1CBDC는 1원에 해당하는 등 내재 가치를 정부가 보증한다. 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발행될 수도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중앙 데이터베이스 등을 이용해 발행할 수도 있다. 

 

재정 약자에 대한 금융 상생 강화 효과 

CBDC는 중앙은행에서 발행되므로 은행의 파산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우려가 없다. 또한 CBDC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이므로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등과 연계하여 다양한 금융 기술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 CBDC는 현금과 달리 발행 및 관리 비용이 적다. CBDC를 사용하면 법정 화폐인 현금이나 동전의 발권, 폐기, 재발행, 수송, 보관 등의 물리적 관리 및 운영비용이 불필요하다. 기존 법정 화폐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신종 디지털 화폐가 안전하게 통합된 금융 생태계 확장이 가능하다. CBDC는 현금과 같은 형태로 사용될 수 있는 온라인 화폐로서, 기존의 현금 사용에 비해 송금이나 결제 시 수수료 등의 비용과 처리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또한 CBDC를 이용하면, 현금 사용이 어려운 미성년자나 은행계좌 비소유자들도 금융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으며, 재정 약자들에 대한 금융 상생 및 포용성을 강화할 수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그 용처와 유통경로에 대한 금융 감시와 규제가 용이하여 밀수나 마약거래 및 자금 세탁 등의 불법 금융 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현금사용에 비해 CBDC는 온라인 해킹, 당국의 자의적 추적으로 인한 개인 금융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으며 중앙은행과 일반 시중은행간 역할분담 방식에 따라 CBDC의 효율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현금 없는 사회 구현에 성큼 다가설 것 

CBDC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에서 활발히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남미나 동구권의 개발도상국에서도 심층 연구 완료 후 시범사업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카카오뱅크 등 금융기관에서 CBDC 기본 운영체제 및 가이드라인 제정과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며 최근에는 파일럿 시스템에 대한 모의실험이 진행되었다. 앞으로 CBDC가 실제로 발행될 경우, 법정 화폐 중심의 일반 국민들의 금융 서비스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금 없는 사회 구현에 성큼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디지털 화폐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2020년 4월 중국인민은행이 CBDC인 디지털 위안화(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 DCEP)를 시범적으로 발행했다. DCEP는 중국의 기존 화폐인 위안과 1:1로 연동되어 있으며, 현재는 주요 도시에서 시범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스웨덴은 현금 사용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2년 4월 e-krona라는 이름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스웨덴은 2022년 9월 말 국제 결제 및 송금 테스트 프로젝트인 ‘아이스브레이커’를 선보였다. 바하마는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디지털화폐인 샌드 달러(Sand Dollar)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현금이 부족한 지역에서 디지털 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유럽 연합은 역내 디지털 유로(Digital Euro) 발행을 검토하고 있으며,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해외 결제 및 송금도 빠르고 간편하게 

위와 같이 많은 국가에서 CBDC 발행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실제적 도입과 확산이 조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CBDC는 금융 서비스의 혁신과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과 함께 발전할 경우 금융서비스의 보안 강화는 물론 화폐 관리 비용이나 금융 수수료 절감 등과 같은 많은 경제적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국가별 CBDC가 서로 연결된다면 해외 결제 및 송금이 매우 빠르고 간편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법정 화폐의 해외 송금을 위한 스위프트망 해외 송금 시스템에서는, 송수신 국가 간 다수 중계은행 연결에 의한 높은 송금 수수료와 긴 송금 기간으로 많은 불편이 발생하고 있지만, CBDC 네트워크끼리 연결된다면 국가 간 간단한 CBDC 환전 및 실시간 송금으로 저렴하고 신속한 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