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얼어있던 땅이 녹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왔다.
잠시 도심을 벗어나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따스한 봄기운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기분 좋은 봄바람이 불어오는 이 계절에 즐길 수 있는 1일 봄 소풍 장소를 소개한다
벚꽃엔딩의 대명사 부산민주공원 & 호천마을
부산의 숨은 겹벚꽃 명소인 부산민주공원에서는 봄의 절정에 아름다운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공원 내 겹벚꽃 군락지에는 4월 중순부터 말까지 일반 벚꽃보다 훨씬 탐스럽고 화려한 ‘겹벚꽃’이 피어난다. 겹벚꽃이 만개한 나무들 사이로 벤치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가벼운 봄 소풍을 즐길 수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분홍빛으로 물든 군락지를 거닐기에도 좋다.
겹벚꽃 군락지 외에도 다른 볼거리가 많은 부산민주공원의 민주항쟁기념관 2층에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충실히 안내하는 늘펼쳐보임방(상설전시실)이 있다. 동 건물 3층 잡은펼쳐보임방(기획전시실)에는 민주공원의 성격에 맞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비롯하여 소장 작품 컬렉션 전시, 민중미술 작품전 등 민주공원만의 특색 있는 기획전시가 열린다.
4월 11일(화)부터 11월 30일(목)까지 이어지는 ‘민주공원 스토리투어’, ‘민주항쟁기념관 전시해설’과 인근 숲을 거닐며 다양한 나무와 열매를 살펴보는 ‘민주공원 숲 체험’도 준비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체험을 하며 민주공원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공원에서 내려와 바로 옆 산복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호천마을’이 나온다. 호천마을은 드라이브하며 바라보는 야경이 유명하며, 지역의 수공예 작가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전시, 판매하거나 각종 문화체험과 교육을 즐길 수 있는 ‘호천문화플랫폼’도 있다. 이외에도 ‘호천마을 벽화거리’, 드라마 <쌈마이웨이>의 포토존과 주인공들의 아지트 ‘남일바’ 등도 있으니 봄맞이 드라이브와 함께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부산 중구 민주공원길 19 / 운영시간 : 매일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피크닉부터 문화생활까지 을숙도 생태공원 & 부산현대미술관
한적한 산책을 즐기며 봄의 향연을 느낄 수 있는 부산의 천연기념물 을숙도 생태공원. 을숙도 생태공원은 우리나라 대표 철새 도래지이자 피크닉 장소로도 손색없다. 공원 내에는 피크닉광장이 조성되어 있어 푸른 잔디와 시원한 그늘에서 봄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을숙도 생태공원은 비교적 한적한 벚꽃 명소로, 붐비는 인파를 피해 꽃놀이하기에도 좋다. 공원 건너편에는 또 다른 벚꽃 명소인 ‘십리벚꽃길’이 있어 멀찍이서 줄지어 서 있는 벚나무들을 바라볼 수 있다. 특히 3월부터 5월까지는 벚꽃, 작약꽃, 금계국, 청보리밭 등을 볼 수 있으므로 아름다운 자연을 관찰하며 거닐 수 있다.
생태공원 내에는 지역과 예술, 세계와 미래를 연결하며 다각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부산현대미술관’이 있다. 생태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긴 후 천천히 전시를 관람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진다면 그야말로 낭만이 가득한 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이외에도 학습기관이자 전시,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낙동강문화관’,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을숙도문화회관’, 철새나 물고기를 관찰할 수 있는 ‘낙조정’, ‘어도관람실’ 등이 있다. 아름다운 봄이 다 지나기 전에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볼거리, 즐길 거리 가득한 을숙도에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드넓은 생태공원과 문화생활을 통해 뜻밖의 여유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사하구 하단동 1207 / 운영시간 : 매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기장 해변과 반딧불 축제를 함께 즐기는 임랑해수욕장 & 장안사
도심을 벗어나 조금은 인적이 드문 곳에서 부산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임랑해수욕장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송림과 달빛에 반짝이는 은빛 파랑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따와 ‘임랑’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임랑해수욕장은 백사장이 무려 1km 이상 넓게 펼쳐져 있다. 새하얀 백사장 주변으로는 노송이 줄지어 푸른 숲을 이루고 있다.
임랑해수욕장은 관광객이 몰리는 부산의 주요 해수욕장들과는 달리 해안 길을 따라 한산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차크닉’, ‘차박’을 즐길 수 있어 캠핑족에게 사랑받는 장소 중 하나다.
또 다른 봄 소풍 명소 중 하나는 장안사다. 장안사는 임랑해수욕장에서 멀지 않은 불광산 자락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울창한 활엽수림과 맑은 계곡이 감싸고 있는 장안읍에 위치한다. 장안사는 법당인 대웅전을 필두로 산신각, 명부전, 응진전, 극락전, 해동전, 불광전, 종무소, 종각, 천왕문 등이 마당을 두르고 있다. 사찰 기행의 묘미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문화재와 옛 건축물을 감상하는 것이지만, 장안사는 등산 코스나 가족 단위 야외 나들이 장소로도 주목받는 관광 명소다.
사찰의 정취와 소담한 분위기도 좋지만, 장안사 계곡은 반딧불이 서식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기장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난 2011년도부터 반딧불이 체험의 장을 개최해왔다. 올해 ‘반딧불이 생태체험 학습행사’는 오는 6월 10일(토)부터 14일(수)까지 예정되어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속에서 별처럼 반짝이는 반딧불이를 관찰하며 도심에서 찾기 어려웠던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껴보자.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