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신미수 광안동금융센터 PB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침체로 짠테크의 일종인 ‘체리슈머’라는 낯선 단어가 올해 소비트렌드를 상징하는 단어로 부각되고 있다.
체리슈머는 한정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알뜰하게 소비하는 전략적 소비자를 이르는 말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023년 트렌드를 전망하며 내놓은 10대 키워드 중 하나이다.
자료 출처_ 서울대소비자트렌드 분석센터 <트렌드 코리아 2023>
체리슈머란?
체리슈머는 ‘체리피커’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체리피커란 단어 그대로 케이크 위의 맛있는 체리만 빼가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본인의 실속만 챙기는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기업이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제공하는 혜택 등의 실속은 챙기면서, 정작 해당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를 의미하기도 했다.
‘체리피커’는 본인의 이익만을 챙겨간다는 의미에서 부정적 용어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불황 및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트렌드에 따라 체리피커를 합리적 소비로 인지하는 경향이 확대되면서 이를 확장한 ‘체리슈머’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 때 쓰이는 체리슈머는 자신의 자원을 알뜰하게 소비하여, 원하는 경험은 가져가되, 아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아끼는 짠테크의 소비 트렌드를 의미한다.
체리슈머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경제 활동의 주축인 MZ 세대들의 특성을 반영하며 생겨났다. 이전 세대의 경우, 저축을 중요시하고 저축한 돈으로 집을 사는 등의 경제관념을 가졌지만 MZ세대의 경우 소득을 무작정 저축하기보다는,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더 나아가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에 이전 세대보다 훨씬 많이 투자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체리 슈머의 전략
체리슈머가 추구하는 구매 형태의 대표적 전략은 아래와 같다.
* 조각 전략
필요한 만큼만 소량으로 구매하는 전략으로 더 비싼 대용량 포장 제품보다 필요한 만큼만 들어 있는 소포장으로 구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특히 식자재의 경우 빨리 상하고 버려야 한다는 점에서 조각 전략이 잘 활용되고 있다.
* 반반 전략
제품 및 서비스 구매 시 혼자가 아닌 같은 니즈를 지닌 사람들을 모아 함께 구매하는 활동을 뜻한다. 사고 싶지만, 혼자 사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조각 구매가 불가능한 경우 해당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을 모아 공동으로 구매하고 비용을 나누는 것이다.
* 말랑 전략
계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OTT플랫폼 월정액권을 이용하지 않고 보고 싶은 콘텐츠만 골라보거나 띄엄띄엄 유연하게 사용하며 구독을 하는 방법이다.
사회 여러 분야의 변화
금융계에도 ‘조각 투자’상품이 등장했다. 온라인상에서 특정 투자 상품을 조각처럼 나눠 여러 투자자가 함께 상품에 투자해 이익을 배분 받는 방식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미술품, 부동산 등에서 주로 이뤄진다.
또 MZ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조각 투자플랫폼 ‘뮤직카우-음악 저작권료 참여 투자 플랫폼’은 은행들과 제휴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으며 이러한 시장은 더 넓어지고 커질 전망이다.
체리슈머는 작년부터 이어지는 3高(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시대에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알뜰 지출을 하는 합리적 소비자다. 무조건 아끼고 싼 것을 고르며 상황에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소비의 전략을 통해 자신의 욕망의 순위를 따지고 현명하게 관리한다. 또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정보 공유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양한 트렌드로 투자 수단이 바뀌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지속적인 시장 변화가 예고된 만큼 앞으로 시장에서 체리슈머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