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구 1,500만 명, 반려동물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반려동물 문화는 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BSKS반려동물교육문화센터가 개소하였다.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센터 건립을 추진한 최동락 교수를 만났다.
전국 최초 참여형 반려견 놀이터
2020년 5월에 개소한 BSKS반려동물교육문화센터(이하 센터)는 동물 복지 증진을 위해 부산광역시와 연제구의 협업으로 설립된 반려동물 문화 복합 놀이터이다. 쉽게 말하면 ‘반려견 놀이터’인데 일반적인 반려견 놀이터와 다른 점은 ‘교육’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운영된다는 점이다. 반려견이 뛰어노는 놀이 공간에 행동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으면서 반려견을 지도하고 관리할 뿐만 아니라 ‘반려인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반려인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반려인이 먼저 펫티켓을 지켜줘야 하고, 반려동물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참여형 반려견 놀이터’란 반려인과 반려견이 ‘교육에 참여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교육에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반려인 대상 교육과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예비 반려인 대상 교육이 있다. 반려인 대상 교육은 펫티켓과 반려동물이 아플 때 대처하는 방법, 배변 처리 등 반려동물의 입양, 사후, 재입양까지 생애주기별 양육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며, 예비 반려인 대상 교육은 동물보호법이 무엇인지 소양 교육부터 예방 접종, 사료 배식 등 경제적 부담을 포함한 양육 관련 기본적인 교육이 이루어진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맞는 일이기에 그에 걸맞은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교육은 그런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되고, 한편으로는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펫티켓 동물을 키울 때 지켜야 할 공공 예절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공존
최동락 센터장은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반려인, 반려인, 반려동물의 행복한 공존이라고 한다. 공존은 서로를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했을 때 가능한 법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반려인이 먼저 반려동물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물림 사고, 짖음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 반려동물 유기 및 학대 등 많은 문제가 교육의 부재에서 오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교육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그는 ‘반려인 자격증’에 관한 칼럼을 작성하기도 했다. 칼럼은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이론 교육과 반려동물을 컨트롤할 수 있는지 실기 시험을 치러야 하며,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이 반려동물을 입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운전면허증을 취득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동차를 모는 사람이 많지만 자동차를 몰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는 면허를 가진 사람이 차선과 신호 등 질서를 잘 지키면서 몰기 때문에 신뢰하는 겁니다. 반려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비반려인이 산책길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온 반려인과 마주쳤는데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다면 마음 편히 같이 걸을 수 있는 거죠. 그렇게 비반려인과 반려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겁니다.”
이미 사회 구성원인 반려동물
그저 개, 고양이에서 애완동물 그리고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에 이르기까지. 용어가 변화하였듯이 반려동물 문화도 분명 발전할 것이다. 최동락 교수는 건전한 반려동물 문화가 조금 더 일찍 정착할 수 있도록, 또 반려동물 복지를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 그의 노력이 매번 환영받은 건 아니었다.
“왜 우리 세금 가지고 반려동물 놀이터를 지어줘야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러면 저는 1년에 6,000억 원 이상은 반려동물을 위해 써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반려동물 관련 물품, 의료 등의 사업으로 형성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총매출은 약 6조 원(2021년 농협연구원 자료)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10퍼센트의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고 이건 반려동물로 인해 부가된 세금인 만큼 반려동물에게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게 최동락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반려동물에게도 주민세 개념의 지방세를 부과한다면 반려동물이 진정한 가족,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파양‧유기 문제도 줄어들어 사회적 비용도 절감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교육이든 제도 개선이든 반려동물을 위한 복지든 반려동물 동물권 확보와 행복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함을 당부했다.
“반려동물도 자기 생각이 있어요. 그러니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의인화하여 사람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최동락 교수는 반려동물을 다른 생명체 그 자체로 인정하고 행복한 공존을 구상해야 된다고 한다. 동물을 대하는 국민들의 모습에서 그 나라 국민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다는 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