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
시원한 실내에서
차가운 음료와 함께 즐기는
좋은 책과 영화는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도서
헤어질 결심 각본
박찬욱, 정서경 저 | 을유문화사 | 2022.08.05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의 오리지널 각본이 책으로 만들어졌다. 영화와 비슷하면서도 신선한 재미가 있는 각본 읽기에 빠져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촬영 전의 작품과 편집까지 마친 결과물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고, 글이 시각화되는 과정도 알 수 있다.
서래가 직접 지어낸 『산해경』 이야기는 서래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열쇠를 하나 더 제공하며, 이포로 떠난 해준이 전해 듣게 되는 질곡동 사건의 후일담은 불길한 기운을 풍긴다. 이렇듯 편집 과정에서 삭제된 부분들은 영화의 세계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
영화 속 명대사들을 곱씹으면서 재확인하는 즐거움도 크다. 게다가 중국어 대사에는 원문이 함께 실려 있어 그 의미를 더 깊이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가짜 노동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 저/이수영 역 | 자음과모음 | 2022.08.08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는 하는 일 없이 바쁘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낭비하는 ‘가짜 노동’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서 이러한 과잉 노동을 불러왔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통계 자료 외에도 노동 문제 전문가와의 대화, 가짜 노동을 깨달은 사람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왜곡돼 있던 노동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덴마크 인류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저작들을 남긴 데니스 뇌르마르크와 철학자 아네르스 포그 옌센은 노동, 문화, 정치, 역사, 사회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관점을 제시한다.
영화
파로호
감독 임상수 | 스릴러 | 15세이상관람가 | 2022.08.18.
영화는 파로호의 거대한 전경으로 시작한다.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북한군 2만여 명이 수장된 곳이자 한때는 유명 관광지였던 장소다.
모텔 붙박이처럼 살아가는 ‘도우’(이중옥)는 치매 노모를 돌보느라 장가도 못 간 마을의 소문난 효자다. 도우는 자신을 수시로 호출하는 어머니, 객실에서 자살한 손님을 잇달아 마주하며 매우 예민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갑자기 실종되고, 마을 사람들은 그를 가장 먼저 의심한다. 미용실 사장, 다방 아가씨, 고향 친구, 갑자기 나타난 남자가 이리저리 얽히며 도우의 머릿속은 혼란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