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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인플레이션,
고금리 시대
투자 대응 전략

글. 한수혁 KG제로인 상무이사 

 

“올해는 물가가 뛰고 금리도 오를 것이다.” 작년부터 이런 예상이 힘을 얻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풀었던 돈으로 물가가 오르면, 이를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예상이었다. 이 예상은 맞았지만 돈을 벌기는 힘들었다. 이렇게까지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신속히 기준금리를 대폭 올릴 것이라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자산배분, 부채부터 줄여야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작년 2월 ‘한 세대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내다 봤을 때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반박했다가 올해 들어 자신이 틀렸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도 맞추지 못할 만큼 예측은 어렵다.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대상”이라는 증시 격언대로다.  

미국 연준(FRB)은 지난 7월 27일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FRB는 연속 네 번이나 금리를 올리면서 3월 이후 2.25%포인트 올렸다. FRB는 올해 남은 기간 중 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높다. 6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가 9.1% 오른 것으로 나타나, FRB의 억제 목표선인 2%를 훨씬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미국과의 금리차이를 줄이거나 좁히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게 마련이다. 주식과 채권으로 분산 투자했던 사람들도 올해 상반기에는 모두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선 빚을 줄여야 한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줄이고 현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원자재, 물가연동채권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금과 원자재 매수에 나서는 게 좋다고들 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는 다른 펀드가 약세를 보인데 비해 원자재 펀드는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으나 7월 들어서는 하락했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반증이기에 원자재에 대한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 금리인상 시기에는 부동산 리츠(REITs)도 권장할 만한 투자 대상이지만 2분기 들어서는 약세를 보였다. 금리가 급하게 오른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다. 

금리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권에 대한 투자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런 시기에는 단기채 매수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원자재 시장이나 채권시장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매매하는 것이 더 편리해 보인다. 채권 ETF 중에는 금리가 오르면 오른 만큼 보전해 주는 물가연동국채 ETF가 최근 상장되었는데 거기에 눈길이 간다. 

올해 들어 1,300원대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이는 미국 달러화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달러화 표시 자산을 사도 늦지 않아 보인다. 달러화 관련 ETF도 유망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지만, 계절은 또 돌고 돈다 

 

시장이 이렇게 힘들게 된 것은 결국 코로나19 때문이다.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전염병이었기에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요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어도 너무 풀어 버렸다. 과잉 유동성에 힘입어 2020년 하반기부터 1년 이상 자본시장은 호황을 누렸지만 그것을 되돌리는 과정에서 힘든 시절이 찾아왔다. 돈이 풀려 있는 와중에 코로나 영향으로 국가 간 공급망이 고장 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졌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뛰었고,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지역을 봉쇄한 것도 물가를 자극했다.  

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순환하듯이 경제도 불황에서 호황으로 사이클을 탄다. 자본시장은 경기에 선행하기 마련이라 먼저 겨울이 온 셈이다 봄이 결국 오듯이 지금은 약세 내지 횡보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도 다시 봄을 맞이할 것이다. 이번 조정 장세는 산이 높았던 만큼 골도 깊지만 결국 다시 딛고 올라올 것이다. 지금은 먼저 빚을 갚고, 원자재나 채권 관련 펀드 비중을 높이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 

 


 

 

 

TIP 물가연동국채 투자 

 

직접 투자

- 국채 발행 시 증권사나 은행을 통해 입찰

- 10만~100만원 단위 소액 투자 가능

- 만기 전 매매가 어려울 수 있음 

 

간접 투자

- 물가채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투자 

- 물가채 관련 ETN(상장지수증권) 투자 

- 비교적 안정적이나 단기 손실 발생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