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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에코시티를 가다

한때 자연 파괴와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도시들이 친환경 생태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석유의존도 1%의 기적을 일궈낸 예테보리를 비롯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자연과 함께 살아가길 선택했던 프라이부르크 등 세계의 에코시티들을 통해 우리가 배울 점을 찾아보자.    

 

사진 제공 : 위키피디아, 셔터스톡 

 

독일 프라이부르크 _ 편리함 대신 자연을 얻다 


_전기로 움직여 친환경적인 트램은 하루 21만 명의 시민이 이용한다.

 

자동차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전거와 트램을 이용하는 도시가 있다. 독일 최고의 에코시티로 평가받는 ‘프라이부르크’ 이야기다. 이곳에는 곳곳에 자동차 진입금지구역이 있어 자동차는 시내 중심을 통과할 수 없고 외곽으로 돌아가야 한다. 

프라이부르크 시내 곳곳에서는 태양열을 이용하는 건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런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일반 주택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 만들어 사용하고, 재활용되지 못하는 쓰레기는 매립하여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데 사용한다. 이 메탄가스를 이용해 만든 전기 또한 프라이부르크의 주요 에너지원이다. 

프라이부르크는 30년 전 도시 개발과 자동차 사용 증가로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나무들이 죽어가고 환경 피해가 아주 심각했다고 한다. 이에 시민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산림보호운동, 에너지절약운동 등에 앞장섰고, 앞서 언급한 신재생 에너지 정책들을 적극 수용했다. 이제 프라이부르크는 도심 곳곳에 작은 공원들과 수로들이 들어서 항상 시원한 바람과 맑은 물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 생태도시로 거듭났다. 이는 경제적 이익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자연과 함께 살아가길 선택했던 시민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_프라이부르크 태양열 에너지 마을 보방(Vauban)



영국 웰링턴 베드제드 _ 친환경 주거단지의 선구자 


_청결한 느낌을 주는 베드제드의 거리 

 

과연 도시에서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도전한 곳이 바로 영국 남부의 웰링턴에서 2003년에 조성된 ‘베드제드’이다. 이곳은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체 생산한 친환경 에너지만으로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주택단지다. 3개 건물에 82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헬스센터, 유치원, 카페, 사무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베드제드는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30~40명이 3대의 차를 공동 사용하는 카셰어링 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주택의 지붕과 창문 표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도록 했다. 특히 이곳의 상징인 지붕 위의 환기장치는 미세한 바람을 건물 안으로 유입시켜 효과적으로 실내 환기와 온도 조절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빗물뿐 아니라 생활 폐수도 엄격한 기준의 정수 시스템을 통해 재사용 가능하도록 했으며 건축 자재 또한 모두 재활용 가능하다. 남측에 마련된 온실 공간은 추운 겨울철에도 태양열을 활용해 자연 난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북측의 사무 공간은 자연채광을 활용, 조명 에너지를 줄였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이곳 주민들의 1일 전력 사용량은 영국 전체 평균보다 25% 낮다고 한다. 

에너지 자립 문제로 많은 나라가 고민하고 있는 요즘,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한 베드제드는 미래형 친환경 주거단지의 선구자로 주목받고 있다. 

 

_베드제드의 주택은 태양열을 이용하기 위해 모두 남쪽을 향하고 있으며 건물 지붕에는 바람을 이용한 환기장치가 설치돼 있다.

 

스웨덴 예테보리 _ 석유의존도 1%의 기적


_예테보리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력발전기, 풍력은 예테보리의 중요한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예테보리는 1970년대 스웨덴 중화학공업의 중심도시였기 때문에 대기오염으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화석에너지에만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정책, 생태자동차의 운행, 녹색조달 및 환경상품 구매제도의 정착 등으로 오늘날에는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에코시티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예테보리에서 쓰는 에너지의 70%는 정유공장, 쓰레기공장 등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생산한 것이다. 이외에도 풍력, 바이오매스, 태양열 등의 에너지를 활용함으로써 1979년에 90%였던 석유의존도는 현재 겨우 1%에 불과할 정도로 낮아졌다. 덕분에 이산화탄소 배출은 50%나 감소했고 유황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 맑은 공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또한 시내 중심부에는 엄격한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적용한 친환경 버스만 들어올 수 있게 했다. 곳곳에 지역 형편에 맞는 나무 심기 활동을 실시했고, 재활용센터를 설치해 분리수거를 철저히 했다. 뿐만 아니라 시에서는 거래처를 선택할 때 친환경 활동에 힘을 쏟는 기업을 골라 계약하는 ‘녹색조달’을 추진했다. 즉, 시에 물품을 공급하려는 기업은 생산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야 하며 건강에 해로운 원료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한때 공업화로 인해 환경악화 문제를 겪었던 만큼, 예테보리의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쉽지는 않겠지만 친환경 생태도시로 가는 여정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보자. 

 

_예테보리의 공공 전기자동차 충전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