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파도, 그리고 바람까지 한 번에 느끼기에 서핑만한 것도 없으리라. 서핑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파도의 질이나 서핑 실력 등에 따라 스팟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외 다양한 서핑 스팟 중 나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여 여름을 흠뻑 느껴보자.
여름 하면, 부산
부산을 빼고 여름을 논할 수 없으리라. 부산 바다는 봄과 여름에는 남서풍이, 가을과 겨울에는 북동풍이 불어 사계절 내내 파도가 끊이질 않는다. 부산에서 서핑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는 송정해변과 다대포해변 등이 있다. 지난해 35만 명의 서퍼가 다녀간 송정해변은 따뜻한 수온과 얕은 수심으로 초·중급 서퍼가 이용하기 좋으며, 파도의 가장 높은 부분인 피크의 상황에 따라 상급자까지 서핑할 수 있다. 또한 적당한 속도의 파도가 치기 때문에 숏보드(7피트 이하의 길이를 가진 보드)를 즐기는 서퍼들에게도 인기 많은 곳이다. 다만 7~8월이면 서핑을 즐기기 위한 서퍼들이 몰려 밀집도가 높아지는 만큼 부상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 다대포해변은 송정해변보다 넓어서 쾌적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수심이 깊지 않고 바닥이 모래로 이루어져 서핑 입문자들이 이용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조수간만의 차가 커 수심과 조류, 파도의 변화가 있다는 점을 유의하며 서핑해야 한다.
서핑의 성지, 양양
“말이 돼? 양양 서핑도 안 해보고!” 양양군 서핑 홍보판에 적힌 문구에서 보듯이 말 그대로 양양은 우리나라 서핑의 성지이다. 2000년대 초부터 양양지역의 파도가 서핑하기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현재는 매년 50만 명 이상의 서퍼들이 찾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양양은 태평양을 건너온 파도의 방향과 크기에 따라 서핑 스팟마다 다른 파도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서핑 메카로 알려진 죽도해변은 해안선이 길고 여러 곳에 피크가 형성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구애받지 않고 서핑할 수 있다. 그러나 주말에는 수백 명의 서퍼가 파도를 기다리기에 평일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지기 직전에 서핑을 즐기면 좋다. 남애3리해변은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만든 방사제로 인해 수심이 얕고, 동풍이나 남동풍 파도가 들어올 때면 방사제의 교각이 파도를 정리해줘서 중·상급자가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이 외에도 양양에는 인구해변, 기사문해변, 동호해변, 물치해변 등 다양한 곳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제주, 태평양 물결을 타다
중문색달해변은 제주도 서핑 스팟 중 가장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중문해변에 서핑을 전파하고 개척한 이창남 서퍼의 닉네임을 따서 ‘듀크 포인트’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해녀의 집 앞 부근에 위치하는데, 바닥이 돌로 되어있다. 특히 태평양의 사나운 물결(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흔치 않은 스팟으로, 성인 2명의 키 정도의 높이의 강렬한 파도가 들어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국내 실력자들이 여름이면 짜릿한 서핑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다만 다른 대부분의 국내 스팟과는 달리 바닥이 돌로 이뤄져 있어 실력이 좋더라도 로컬 서퍼와 함께 스팟의 특징을 파악한 후 타면 좋다. 이호테우해변은 제주공항과 가까워 짧은 일정에도 부담 없이 서핑할 수 있으며, 곽지해변은 초급자들이 타기 좋은 파도가 치는 곳이며, 다른 해변에 비해 조용해 한적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다.
해외에서 즐기는 서핑
간만에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서핑을 즐기고 싶다면 푸켓의 카타비치(Kata beach)와 다낭의 미케비치(Mykhe beach)가 있다. 카타비치는 조용하고 한산한 것은 물론이고 해변이 넓고 수심이 깊지 않아 수영을 잘하지 못하는 서퍼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미케비치는 아시아에서 가장 긴 20km가 넘는 아름다운 백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6~9월까지의 건기만 제외하면 파도의 질이 좋아 초급자들이 서핑 기술을 배우기에도 좋은 환경이다. 더불어 수온은 27도 정도를 유지하며, 서핑을 즐기기 좋은 완벽한 파도가 곳곳에서 들어와 실력에 상관없이 모든 서퍼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