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코로나19동안 외부활동이 줄어들어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진 우리. 자연스레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우리 혈관과 장 건강에 초록불을 켜줄 발효음식을 부산에서 즐겨보자.
만들어보는 재미 – 해피드림발효공방
_해피드림발효공방 내부
부산대학교 근처에 위치한 해피드림발효공방은 골목 안 주거 집을 개조한 공방이다. 상큼한 초록색 외관의 집에 도착해 2층에 올라가면 사장님이 손님을 맞이해준다.
해피드림발효공방은 다양한 발효식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발효 클래스가 열리고 있다. 음식을 세척할 때 기본이 되는 바이오 워터부터 요거트를 만드는 초급반. 그리고 식초를 만드는 중급과정, 간장이나 과일젤리 등을 만들 수 있는 고급반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세 개의 과정을 원데이 클래스와 함께 25회 이상 이수하면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주최하는 발효전문가과정에 응시할 수 있다.
공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다양한 종류의 식초다. 복숭아부터 개똥쑥까지, 생각해 보지 못한 식재료를 사용해 만든 식초를 구경할 수 있다. 식초는 신 맛과 식재료들의 은은한 향이 감싸 안아 꽤 달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공방에서는 미생물발효분말을 넣어 모든 식품들을 발효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미생물들이 우리의 장 건강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움직인다고 한다. 그리고 발효 대사 생물인 부틸레이트 성분이 많아 항암에도 효과적이다. 이 모든게 합쳐진 식초는 혈관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 뿐 아니라 식재료들의 효능이 더해져 무적의 식품으로 보인다.
모두가 건강하면 좋겠다는 사장님의 바람이 느껴지는 공간. 만드는 행복과 건강해지는 꿈이 이루어지는 해피드림발효공방이다.
■ 부산대학로 49번길 33-3 / 010-7226-8579
_해피드림발효공방 외관
대한민국 민속주 1위의 위엄 – 금정산성막걸리
_누룩을 발효시키고 있는 누룩방
금정산성 먹거리촌에 가면 터줏대감처럼 든든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 1호 민속주인 금정산성막걸리 양조장을 만날 수 있다.
금정산성막걸리는 전통누룩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래서 누룩 공장에 가면 누룩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약을 통해 체험도 할 수 있다. 발로 직접 밟는 족타식으로 동그랗게 빚어진 누룩은 누룩방으로 들어가 약 40일가량을 잠들어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곰팡이가 피어오른다고 한다. 그리고 방 안에선 연탄 하나가 누룩들을 지키고 있다. 이는 적정온도를 맞추기 위한 선조들의 전통방식이다.
본점에선 막걸리의 주재료인 고두밥을 만들어 푸고 있다. 밥을 푸고 고르게 편 후, 물과 누룩을 함께 넣어 1차 발효를 진행한다. 1차 발효 후, 다른 공장으로 옮겨 20-25도 온도를 유지하며 2차 발효를 시킨다. 2차 발효시키는 방 안은 쿰쿰한 냄새와 막걸리가 보글보글 숨 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총 2차 발효를 마친 막걸리는 거름망에 걸러서 통에 담아 우리들이 즐길 수 있게 유통된다.
대한민국 1호 민속주인 자랑스러운 타이틀을 가진 금정산성막걸리는 다른 막걸리보다 신맛이 살짝 있지만, 그것에 중독되면 헤어나올 수 없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낸 오랜 기다림의 즐거움. 산의 정기를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 보자.
■ 산성로 453 / 051-517-6552
_금정산성막걸리 외관
숲 속에서 즐기는 발효커피 – 카페지수
_카페지수 내부
_카페지수 외부테라스
금정산성에서 나고 자란 카페지수의 사장님은 항상 발효음식과 가까이 지냈다고 한다. 그래서 발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고 한다.
숲에 둘러싸인 가게는 보기만 해도 싱그럽고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다. 그리고 친절한 직원들까지 모든 게 완벽해 보인다. 카페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면 정말 다양한 메뉴를 볼 수 있다. 커피, 음료, 차 그리고 화덕피자까지. 하지만 가장 눈에 들어오는 메뉴는 ‘발효커피’이다.
우리가 아는 발효 커피론 ‘고양이 똥 커피’라 불리는 ‘루왁커피’가 있다. 사향고양이 몸에서 소화과정을 시켜 떫은맛을 없애는 루왁커피를 보고 사장님이 착안했다고 한다. 카페지수는 ‘에티오피아 게이샤’ 원두를 발효시켜 볶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평소에 먹는 원두보다 쉽게 깨지기도 하고, 가늘게 분쇄된다고 한다. 하지만 덕분에 카페인이 30-40% 정도 줄어 커피가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이다. 또 커피에 있는 ‘피틴산’이라는 독성물질은 원두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커피를 한잔 마셨을 때 커피 특유의 쓴맛이 없다. 발효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는 마치 드립 커피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속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겉은 부서지더라도 몸에 좋은 영향을 주는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커피, 발효커피다.
■ 산성로 428 / 051-517-8746
_카페지수 외관
차 한 잔의 여유 – 죽로재
_죽로재 내부
_보이차를 발효시킨 숙차
장전역 근처에 위치한 찻집 죽로재에선 보이차를 사랑하는 남매 사장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장님은 중국에서 유학 생활 때 접한 보이차에 충격을 먹었다고 한다. 집채만한 차나무 크기에 1차 충격 그리고 맛을 보고 2차 충격이었다고 한다. 떫은맛보단 고소하고 입안에 남은 향기가 그윽하고 오래가는 것을 느끼고 ‘이게 바로 보이차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보이차에 대한 사랑이 시작되었다.
특히 보이차를 발효시킨 숙차는 발효 과정에서 붉은 누룩 곰팡이가 생긴다. 이것은 로바스타틴의 함량이 높아 고지혈증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효능을 준다. 또한 숙차를 우려내면 붉은 색을 띄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죽로재 내부는 통들이 한 벽면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다른 벽면에는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잔과 다구들이 전시돼있다. 그리고 보이차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스터디를 열고 있다. 역사부터 예절, 그리고 차를 우려 마시는 것까지 배울 수 있다. 사장님은 최근 스터디에 오는 사람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을 보고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젊은 세대의 관심이 곧 보이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장님은 ‘쉽게 정리한 보이차 사전’을 출판하여 보이차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슴 깊숙한 곳까지 따뜻해지는 보이차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해 보자.
■ 부곡온천천로 116 2층 / 051-468-9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