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와 연결된 4개의 교량을 오가는 사람들, 바람과 선박이 머무는 항구, 영도로 떠나보자.
부산의 역사를 품은 다리 – 영도대교
회색빛 건물 사이를 지나 언덕길을 오르자 양옆으로 보이는 푸른 물결. 저 멀리서부터 물살을 타고 온 바람이 인사하듯 다리 위를 스쳐지나간다. 도로에는 분주한 아침을 시작한 차들이 줄지어 섰고, 교량 아래로는 선박이 유유히 지나가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상징적 장소 중 하나인 영도대교 위의 풍경이다. 아픈 역사와 국내 유일의 도개교라는 상징성을 간직한 채 지난 2013년 새롭게 재가설된 영도대교. 근처 백화점 옥상이나 다리 밖에서 정경을 바라보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깡깡이안내센터에서는 일일 선장 체험을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망치질에 피어난 예술 – 깡깡이예술마을
영도대교 건너 자갈치 시장 건너편에는 배들이 가득 차있는 깡깡이예술마을이 있다. 본래 선박수리업이 성행했던 마을의 명칭은 배 외판에 붙어있는 녹이나 조개 등을 망치질로 떼어낼 때 나던 ‘깡깡’소리에서 유래했다. 마을 내부 건물들은 국내외 저명한 예술인들의 월아트로 꾸며져 있어 마치 만화 속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직까지 활발하게 영업 중인 선박수리소와 길 끝에 위치한 간이선착장. 예로부터 내려오는 기술과 새롭게 해석된 예술이 만나는 영도만의 독특한 공간이다.
손님을 기다리는 간이선착장의 통통배
혁신적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 피아크
좀 더 섬의 내부로 들어가면 바다 옆으로 커다란 건축물이 보인 다. 지난 2021년 5월 개관한 이곳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카페 피아크(P.ARK)다. 조선회사가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독특한 정체 성에 맞게 멀리서 보면 커다란 선박을 닮아있다. 외관뿐 아닌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에 이르는 내부도 배와 유사해 거대한 유람선 같은 느낌이 든다. 30여 명의 제빵사가 커다란 기계와 함께 맛있는 빵을 만드는 1층 프레드 팩토리를 지나면, 피아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2층 오션 가든이 펼쳐진다. 배의 갑판을 닮은 이곳은 레스토랑과 갤러리 등 다양한 시설과 더불어, 영도바다가 한 눈에 들여다보이는 넓은 테라스가 매력적이다.
3층과 4층은 2층 오션 가든과 영도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카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빵과 음료를 고르는 곳, 바다를 배경으로 커피를 내리는 곳, 그리고 위 아래로 탁 트인 휴식공간 겸 계단 등이 관람객들의 동선에 맞게 위치하고 있다.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며 야외 테라스나 5층, 6 층 ‘선박의 꼭대기’로 올라가 바람을 쐬는 것도 좋다. 각층 곳곳에 다양한 갤러리와 편집숍 그리고 전시장이 가득한 피아크. 앞으로 더 다양한 문화 시설과 콘텐츠로 채워나갈 것이라 한다.
밤이면 더욱 환상적으로 변하는 피아크의 야경
푸른 잔디가 펼쳐진 테라스가 시원한 느낌을 주는 오션가든
빈집 줄게 살러 올래 – 봉산마을
대로를 따라 쭉 가다가 언덕으로 난 산복도로로 빠지면 나오는 봉산마을. 언덕위로 빼곡히 들어선 집들 너머로 선박용 크레인과 바다가 보이는 이곳은 ‘빈집 줄게 살러 올래’ 프로젝트로 새롭게 탈바 꿈한 곳이다. 조선업 쇠퇴로 마을 사람들이 떠난 빈집에 마을 감성을 잘 살린 가게들이 입주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점빵과 재미있는 벽화가 어우러진 ‘봉산마을점빵’이다. 아랫골목으로 가면 옛날 일제시절 가옥에서 나무배를 만들어 전시하는 ‘나무배의 꿈’이 있고, 위 골목으로는 멋진 영도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커피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청마가옥’이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비어있던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팝아트의 감성이 넘치는 봉산마을점빵
적산가옥과 나룻배가 만나 이색적인 조화를 이룬다.
나룻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 나무배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