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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부터 착하게’
저개발국가 성장 돕는 공정무역

최근 세계적인 패션브랜드들이 중국 신장지구에서 소수민족인 위구르인들의 강제노동에 의해 면화가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신장 면화 거부에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원재료의 윤리적 소비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가고 있다. 공정무역의 세계로 떠나보자.

 

개발도상국 생산자‧노동자 보호 위해 생겨나


다국적기업 등이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산자에게 보다 유리한 무역조건을 제공하는 공정무역. 빈곤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의 생산자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생겨났다. 그 첫 시작은 1946년 북미 메노나이트교회가 푸레르토리코 노동자의 자수품을 거래하고 영국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이 동유럽과 중국 난민들의 수공예품을 구매하는 것에서부터다. 국내에서는 2003년 아름다운가게가 네팔‧인도산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스타벅스‧롯데 등 기업 착한원두 판매 앞장


공정무역은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을 거듭해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공정무역을 통해 제품의 원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커피에 대한 불공정무역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제3세계 국가의 커피생산자들이 원두 1㎏를 팔고 받는 돈은 커피 가격의 200분의 1수준인 1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엄청나게 세분화된 유통단계 때문. 커피 산지에서 수확한 원두가 소비자에게 커피 한 잔으로 도달하는 데는 최대 150단계의 유통단계를 거친다. 원산지 커피회사, 다국적 커피회사, 한국 생두수입사, 국내 커피회사 등의 중간과정을 거치면서 이익의 99%가 이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에 많은 커피기업들이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커피브랜드인 스타벅스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0년부터 공정무역 인증커피를 구매하여 현재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28개국에서 공정무역 인증커피를 판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정무역 인증커피를 유통 및 로스팅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제3자 인증의 윤리 구매 프로그램인 C.A.F.E Practice를 통해 커피 품질은 뛰어나나 공정 무역 조합에 가입되지 않는 농가들에게 시세보다 높은 프리미엄 가격을 보장해 농가에도 정당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거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매장에 가면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원두를 살 수 있다. 국내기업 중에선 롯데GRS가 지난 2019년 국제 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엔젤리너스에 공정무역 원두를 도입했다. 또 2020년에는 전국 롯데리아 매장으로, 2022년에는 크리스피크림도넛 130여 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한국, 공정무역 역사 짧지만 성장 속도 빨라


커피 말고도 초콜릿, 설탕, 홍차, 면화(목화)와 같이 주로 저개발국가의 농민들이 재배하는 작물에 대해 공정무역이 이뤄지고 있다. 공정무역 제품은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몫의 원료비를 제공하여 그들의 자립을 돕는다. 특히 5~10%의 공동체 발전 기금(공정무역 프리미엄, 소셜 프리미엄)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어 훈련 및 장비 지원, 보건위생시설, 교육 시설, 도로 등 사회적 서비스 비용에 투자되면서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공정무역 제품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할 이유다.

 

사실 한국의 경우 공정무역의 역사가 긴 영국, 독일, 미국에 비하면 공정무역 판매액은 그리 큰 편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빠른 편이다. 아름다운커피,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아이쿱생협 등 국내 주요 공정무역 단체 12곳이 모여 2012년 설립한 한국공정무역협의회(KFTO)에 따르면 2018년 회원사들의 매출액은 189억 7,200만원으로 매출액이 매해 늘어나고 있다. 한국 공정무역의 희망이 보이는 대목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공정무역. 저개발국가의 농민들이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그날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