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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값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투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3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새해에는 새 희망을 품고 저마다 새 결심을 하게 마련이다. 올해는 커피 한 잔 마실 돈을 아껴서 부동산 투자를 해보는 건 어떨까?

 

글. 한수혁 KG제로인 상무이사 

 

자산증식의 중요한 방법, 부동산


작년부터 전반적인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경제전문가가 적지 않다. 그런데 부동산은 물가상승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물가가 오르고 임대료가 오르게 되면 부동산의 가치도 오르기 때문 이다.

문제는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목돈이 필요한데, 대출은 쉽지 않고, 큰돈이 있다 하더라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세대라면 막막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다. 살아야 할 주거 수단이기도 하고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라서 그렇다. 작년(2021년)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서도 MZ세대가 앞으로 가장 필요한 재테크 방법을 부동 산이라고 대답했다. 전국에 있는 2~30대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당장에는 예·적금(37.5%), 주식(33%), 가상 자산(10.3%), 부동산(9.8%) 순서로 투자하고 있지만 앞으로 자산증식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부동산을 꼽았다(36.1%).

 

높은 배당수익 자랑하는 리츠

 

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부동산에 ‘조각투자’할 수 있는 방법에는 리츠(REITs)를 들 수 있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배당해 주는 금융상품이다. 

작년 12월말 기준 국내 리츠는 297개로, 총 자산규모는 70조 원이다. 그 중에서도 증권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상장리츠를 이용하면 주식처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다. 2021년 말 현재 우리나라 상장 리츠는 모두 18개. 그중 어떤 리츠가 좋을지는 한국리츠협 회(kareit.or.kr)나 국토교통부의 리츠정보시스템(reits.molit.go.kr)을 참고하거나 여러 증권사의 홈페이지나 앱을 보면 된다. 리츠는 유통시장에서 사고 팔 수도 있고, 발행시장에서 공모로 판매될 때 청약할 수도 있다.

 

리츠는 배당 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자에게 배당하기로 법에 정해 놓은 터라 배당수익이 가장 큰 것이 장점이다. 2021년 6월 기준 국내 상장 리츠의 평균 배당 수익률은 7.1%였다. 주식처럼 거래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시세 차익도 물론 기대할 수 있다. 물가 상승에 대한 방어수단도 된다. 물가 상승에 따라 임대료가 오르면 그만큼 리츠의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2001년 리츠를 도입한 우리나라보다 40년 먼저 도입한 미국의 리츠는 상장 종목만 200개 가까이 된다. 너무 많아 고르기 쉽지 않지만 규모가 제일 큰 회사의 대표적인 리츠를 고르면 무난하다. 달러화로 표시된 리츠를 매매하는 데 따르는 환율 변동 위험과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250만원 공제후 22%)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긴 하다.

 

리츠에 투자하고 싶지만 종목을 선택하기 어렵다면 주요 리츠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나 재간접펀드에 투자해도 된다. 전문가가 엄선한 종목에 분산 투자해서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미국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대표 ETF는 뱅가드가 내놓은 ‘뱅가드 리얼이스테이트(VNQ)’가 있다. 리츠 ETF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크다. 일본은 리츠 한 주 가격이 100만~600만 원에 달하다 보니 소액 단위로 투자가 가능한 ETF나 재간접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한국 리츠에 투자하는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부동산 인프라 고배당’ ‘TIGER KIS부동산인프라채권 토탈리턴’ 등 몇 개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상장 리츠가 늘고 있고, 추가 상장 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앞으로 리츠 ETF가 더 나오리라 기대한다.

 


  

종잣돈 마련을 위한 첫 걸음으로 적당


리츠가 소액으로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이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단기간에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 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다. 리츠는 반기나 분기별로 배당이 나온다는 면에서는 채권과 닮았지만 단기간에 대박을 기대하긴 힘들다. 또 언제든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매일 시세를 쳐다보면 가슴 졸일 수도 있다.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빠지거나 특정 건물의 임대료 수입이 줄어들면 리츠 가격도 떨어지게 된다. 또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리츠에 투자한 어떤 ‘큰 손’이 급전 마련을 위해 매도에 나선다면 해당 종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하나, 리츠 종목을 고르기 위해서는 부동산펀드 운용회사 (AMC)가 어떤 빌딩, 어떤 부동산에 투자하는지 알아봐야 하는데, 그게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옥석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이처럼 리츠도 다른 투자상품처럼 가격 변동 위험을 비롯한 리스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커피 한 잔을 아껴서 서울 강남한 복판에 있는 쇼핑센터의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점 외에 오랫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니 젊은 세대가 종자돈 마련을 위한 첫 걸음으로 적당하다. 하루 5천 원 절약한다고 생각하고 10만 원 이상을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매수하기를 권한다. 종자돈을 모으기에는 터무니없이 적다고 생각되는가? “시작이 반”이고,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속담에 삶의 지혜가 묻어 있음을 인정하고 새해 결심에 반영해 보자.